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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행복하게, 카카듀 강남점 바리스타 이강혁
 강남역은 누가 뭐래도 번화가다. 맛집이란 맛집은 다 모여 있다고들 한다.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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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4.12.08 444회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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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행복하게, 카카듀 강남점 바리스타 이강혁


 

강남역은 누가 뭐래도 번화가다. 맛집이란 맛집은 다 모여 있다고들 한다. 맛집 거리를 걷다가 걷다가 걷다 보면 바라던 네가 서있는 게 아니고 (…김태우의 사랑비다. 다들 이해 못 했을거 같아서.. 재미없는 농담 죄송.) 4층 전체가 한 카페로 이루어져 있는 공간이 있다. 분위기 좋고~ 노래 좋고~ 거기에 오늘의 인터뷰이가 있다. 훤칠한 키에 젠틀한 웃음이 매력적인 그. 삼십대이지만 누가 봐도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바리스타 이강혁씨를 만났다.
 

취재/기사 작성 송유정 대학생 기자
포토그래퍼 김성겸 대학생 기자
편집 단향 윤혜원


응?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예를 들면, 카카듀의 바리스타 누구누구! 처럼. 
음.. 바리스타라는 말은 사실 부끄러워서 잘 못하겠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강혁이라고 한다.
 
 
오, 자신이 행복한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물론이지. 난 어제도 행복했었고,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할 예정이다.
 
 
긍정적인 마인드 참 좋다. 
부끄럽군.
 
 
그러고보니 카카듀라는 이름의 뜻이 뭔가? 
아, 7~80년대에 인사동에 처음 생긴 다방 이름이라고 했다.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있다. 자랑을 좀 하자면 인테리어 디자인도 유명하신 분이 해주셔서 동양미, 현대미를 모두 살렸고, 의자도 이태리에서 날라온거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이 일을 늦게 시작했다. 스물 일곱쯤. 원래 하고자 했던 일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내게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생을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오, 처음에는 힘들었겠다. 
음, 원래 가려고 했던 길을 포기하자마자 그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했는지 종이에 모두 써 봤다. 어렸을 적 대통령부터… 100개 나오더라.
 

ⓒ 일에 몰두했을 때가 가장 멋진 남자:)
 
 
백개나? 꿈도 많네. 
아마 본인도 그럴걸? 그 중에 내가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려 보니 열 개 정도가 됐다. 그 중에서 나는 슈퍼바이저가 되고 싶었다.
 
 
슈퍼바이저가 정확히 무엇인데? 
프랜차이즈 같은 곳에서 경영 매뉴얼을 제공하고 그에 따르는 현장 지도를 행하는 사람. 갇혀 있는걸 싫어해서 앉아서 일하는 것보다 현장에 나가고 싶더라.
 
 
근데 슈퍼바이저가 한 번에 될 수 있는 건 아니잖은가. 
그게 바로 핵심이다. 막연히 생각만 했었지. 그런데 준비를 하다 보니 바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햄버거 가게는 아르바이트부터 착실히 시작해야 하더라고. 근데 난 나이의 제약이... (크흑)
 
 
크흑… 햄버거 밉다. 나이의 제약이라니. 
나이가 많아서 번번히 아르바이트 채용에서 탈락하고 커피 쪽 일에서도 사실 많이 거절당했다. 게다가 내가 신체 조건이 별로여서.


뭐라고? 잠깐 발끈하겠다. 키도 크면서. 
키가 큰 것이 서비스업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더라. 주문 시에 손님을 내려다보게 되잖아. 이것 때문에 컴플레인도 당해봤다.
 
 
헉. 
운이 좋아서 한 커피점에 취직하게 되었는데, 한 잔 만드는 순간 알겠더라. 다른 게 아무 것도 생각이 안나. 나 이거 평생 ‘재밌게’ 할 수 있겠다. “나, 커피 만들래.”했지.



 ⓒ 아 좀 크긴 크다.. 전봇대마냥 크다.
그 키 조금만.. 우리 이사님 잘라주세요ㅋㅋㅋㅋㅋ 2M 채우게
우리 이사님 궁금하면 클릭(진심)
 

운명의 데스티니다. 
요새 유행하는 단어인가? 당시 신기하다고 느낀 건, 10잔을 똑같이 만들었는데 10잔 다 맛이 다른 거다. 똑같이 만들었는데 왜 맛이 다르지? 궁금하고, 재밌더라. 슈퍼바이저는 무슨. 커피 시작하면 심심하진 않겠다~ 싶었던 그 인연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우와. 바리스타 하면서 장단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우선 단점부터 말하면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한다.(씁쓸) 그리고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서비스직이다 보니 손님들을 대할 때 어려움이 많다.
 
 
서비스직이 어려움이 많은 거 알고 있다. 어떻게 이겨냈나?
고비가 많았지. 사실 부모님도 반대가 많으셨다. 그런데 부모님이 반대하시니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더라.
 
 
원래 하지 말라 하면 더 하고 싶은 법이다. 
당당하게 부모님께 말씀 드리고 나니 포기를 못하겠더라. 그 때 “이제 어떠한 손님이 와도 나는 그 사람을 단골로 만들겠다.” 라는 결심이 들더라.
 
 
그럼 바리스타라는 직업의 장점은…?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고 있는 것 자체! 그것 이상으로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 센치돋는 비오는 날에는 그가 내려주는 아메리카노 한 잔.

 
호주에서도 바리스타를 했다고 들었다. 호주에 가게 된 계기가 있는지?
커피 일을 시작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다. ‘대회를 나가보자’, ‘기호식품이 아닌 문화로서의 커피를 겪어보자’ 그 생각으로 호주를 가게 된 게 크다. 그리고 잠깐 슈퍼바이저로서 일을 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도 너무 고되고 지쳤다. 그래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도피처로 선택한 것도 있다.
 
 
도피처? 
커피를 늦게 시작하다 보니 젊은 친구들과 일을 많이 하게 됐다. 근데 내 체력으로는 그들의 열정을 따라갈 수가 없더라(눈물). 그들은 자신만을 위해서 아낌없이 투자하고, 마감이 끝나면 따로 연습도 하고 하는 데… 난 집에 가서 바로 쓰러지고, 그 일상이 피곤했다.
 
 
그렇게 떠난거구나. 영어는 잘 했었나? 
사실 나 ABCD밖에 몰랐어… 싸게 갈 수 있는 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거더라. 그래서 필리핀에서 잠시 영어공부를 하고 호주로 떠났다. 왕복 티켓이 아니고 편도 티켓만 끊고.
 
 
배짱 좋다.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어? 하는 생각이었지.
 
 
호주에서 뭐 할 계획이 있었던 건지? 
원래는 필리핀 ? 호주 ? 미국 ? 브라질을 순회하는 커피 투어였다. 계획이 틀어져 미국을 못 갔지만. 계획은 원래 틀어지라고 있는 법이니까. 필리핀 가서 첫 이틀은 한 마디도 안 했다.

 


답답했겠다. 
영어를 모르니. 그래도 내가 막상 부딪히면 뭐라도 한다. 아예 모르니까 막 부딪쳤다. 망설이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말 할 수 있게 됐다. 필리핀 선생들도 나보고 ‘이 정도면 호주 가서 일 할 수 있겠다’고 하더라.
 
 
그 정도 나이면 언어 배우기 힘들텐데… 흑.. 
나는 억양과 발음은 포기한 상태였다. 100% 완벽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현지인들은 알아 듣는다. 외국인이 어설프게 한국말 해도 우리가 다 알아듣는 것처럼.
 
 
그건 그렇네. 
말하기보다는 듣기가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지. 지금도 영어를 잘한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현지인도 아닌데. 괜찮아. 이 정도면.
 
 
호주에서 무슨 일 했나. 
당연히 커피 일. 호주에서 바리스타의 매력을 흠뻑 느꼈다. 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일요일에는 바리스타들도 쉰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손님들과 함께 삶을 공유했던 것 같다. 한 손님이 내가 일 한지 3일 정도 되던 날 주말에 뭘 하냐고 묻더라. 그리곤 파티에 초대했다.
 
 
파티? 내가 생각하는 그런 파티? 
노우노우, 외국의 가벼운 파뤼. 각 사람들이 음식을 가져 와서 한 집에서 함께 나눠 먹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한 집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소개받고, 이야기를 하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더라. 다음주, 다다음주에도 또 놀러 가게 됐다.
 
 
신기하다. 손님과 이렇게 친해지다니..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영어를 못하는 나를 위해서 천천히 말해주고, 내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더라. 그래서 난 보답으로 김밥과 불고기를 싸갔었다. 인기왕이었지 한 때…(아련) 나중에는 더 친해져서 클레이 사격 같은 여가 생활도 함께 즐겼다.
 

 
 ⓒ 나도 김밥이랑 불고기. 크으으으으 코오오오오
 

우왕. 외국 가고 싶다. 
물론 힘든 적도 많았지만, 외국에 나가본 것 자체가 내겐 행복이었다.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
 
 
본인이 가장 처음 마신 커피는 기억나나? 
중학교 때 엄마 어깨 너머로 몰래 홀짝홀짝 마셨던 프림+설탕+원두의 커피. 그땐 어머니가 마시지 못하게 했었지. 고등학교 이후로는 커피를 잘 안마셨다.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된 건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이다.
 
 
본인이 제일 자신 있는 커피는? 
아직은 자신 있는 것이 없다. 다만 일을 할 때의 모토는 ‘백 잔의 레시피를 알기보다는 백 명의 레시피를 알자.’다.
 
 
그게 무슨 말인데?
최대한 손님이 원하는 것에 맞춰 주는 것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고 자신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내 체력이 허락하는 한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 내 가게 차릴 생각도 아직은 없다. 물론 나이도 있고 혹자는 커피 일을 하되 사무실에서의 업무를 하라고 하는 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직원들이랑 호흡하고 손님들 대하는 것이 재밌다.
 

 
 
 ⓒ 해맑해맑

 
기억에 남는 손님은? 
동대문에서 일할 때 두 분이 꼭 커피 한잔을 나눠 드시는 분들이 있었다. 매너가 엄청 좋으셨었는데, 자주 오셔서 내가 기억을 하고 일부러 잔을 나눠서 드리곤 했다. 그렇게 친해지니 그 분들이 내가 바빠서 밥을 못 먹으면 가게에 빵을 사서 놓고 가주시곤 하시더라. 정말 고마웠던 손님들이다.
 
 
바리스타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 질문인데… 
잠깐. 말리고 싶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임에도 365일 좋지는 않다. 돈이나 시간 같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니까. 직원들에게도 커피 처음 시작할 때 엄포를 놓는다. “이 모든 것을 다 감수하고도 할래?”라고 물어볼 정도로. 커피를 좋아한다 하면 학원에서 취미로 배우는 게 좋다. 커피를 1%라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일이 힘들다. 그래도 한가지 보장하는 건, 재미는 있다.
 
 
움… 친구가 커피 내리는 기계가 비싸다고 하는데, 기계에 따라 맛이 다른지 묻더라. 
정말로 다르다. 나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그 맛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오~ 미식가인가? 
한국 음식 문화가 맵고 짜게, 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미각을 후천적으로 잃어 간다고 한다. 나도 그 중 하나고. 그래서 미식가는 절대 아니다. 커피 공부를 하면서 회사마다 다른 맛을 익히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회사마다 그리고 지점마다 맛이 다른가? 
그렇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 습도, 온도, 그라인더, 원두의 팽창과 수축 정도, 커피 보일러… 많은 요소들이 커피의 맛을 결정한다.
 
 
원두씨, 예민하시네요. 
그렇다. 밖에서 보면 받아서 돌려서 버튼 눌려 뽑는 것 같지만… 꽤 복잡하다.
 



 
카카듀의 커피 머신은 비싼가? 
소형차 한대 값?
 
 
헉… 싼 건 얼마 정도 하나. 
2~3백만원?
 
 
그것도 비싸다. 제일 비싼 건 얼마정도? 좋은 머신을 쓰면 확실히 맛있나?
5천만원 하는 것도 봤다. 근데 사실 커피 맛은 원두가 60%, 커피 머신이 30%, 10%가 우리 바리스타들이 결정하는 것이라고들 한다. 기본적으로 원두와 머신이 좋으면 커피는 맛있다. 그러나 거기서 바리스타들은 맛있냐, 더 맛있냐를 구분지어준다.
 
 
커피 가격도 그런 차이때문일까? 커피의 가격 구성은 어떻게 되나?
커피는 희소성이 생명이다. 좋은 원두들은 희소성이 높아서 비싸지게 되지. 하지만 비싼 커피값의 이유는 임대료 때문이다. 커피를 정말 싸게 팔고는 싶지만.. 쉽지가 않다.
 
 
그렇구나. 그럼 손님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항상 더 서비스를 잘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더 가는 손님들이 계시지않나. 먼저 인사를 해주시거나, 기분 좋게 받아주시거나 하면 더 마음이 가지. 서로 더욱 즐겁게 맞이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
 
 
‘커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외국처럼 기호식품 보다는 문화로 자리 잡혔으면한다. 근데 외국 시장에서 봤을 때 한국 커피 문화가 재밌다고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것이 들어와도 우리만의 스타일로 소화시키는 나라다. 지금도 재밌지만 더 재밌게, 손님들과 더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리고 카카듀 매장도 많이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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