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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제빵으로 문화를 창조해주지. 이미래 파티쉐
언제였더라. 군대 갔다와서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시점이 있었다. 뭘 해볼까 생각했는

취업준비

등록일 2014.08.17 625회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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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제빵으로 문화를 창조해주지. 이미래 파티쉐

언제였더라. 군대 갔다와서 아르바이트가 필요한 시점이 있었다. 뭘 해볼까 생각했는데 조금 생산적인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파리바*트 빵집 아르바이트였다. 제과제빵의 과정도 배울 수 있었고, 진상 손님도 대응해보고. 나름 생산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매장 내 모든 빵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손님들이 '이건 뭐가 들어간 빵이에요?'라고 물어보는 일이 많았다. 이 질문에 대한 최소한의 대답을 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땐 나름 빵 맛있게 먹었는데. 매일 달콤한 빵과 함께 하는 이미래 파티쉐가 부럽군
 
에디터 맥대 이대은
포토그래퍼 맥대 이대은


25살 빵사장 이미래다.

 
 ⓒ빵!!!!!!!!!!!!!!!!

 
빵사장이라...
여기 작업실을 차리기 전부터 빵사장이란 닉네임을 쓰고 있다.


여기 오는 길에 빵이 가득찬 작업실을 기대했는데, 아니구나. 몇 년차 빵사장인가?
21살부터 시작했으니 4년 정도 됬구나
 
 
그런데 파티쉐랑 제빵사랑 다른 직업인가?
사실 같다. 파티쉐는 불어인데 제빵사랑 차이없다. 그냥 파티쉐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지.
 
 
난 또 뭐라고. 어릴 때 꿈도 파티쉐였나?
초딩 6학년부터 요리사가 꿈이었다. 그래서 요리 자격증도 준비했었지.


 
 
요리? 요리왕 비룡이 되고 싶어서?
아니. 어머니께서 요리 학원을 운영하셨다. 3남매가 지금 모두 요리 쪽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로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도 혹시 특정 요리 전문이신가?
한/중/일식은 다 하시고, 복어 기능장도 가지고 계시다.
 
 
오~복어. 종로에 진짜 맛있는 복어 요리집 있는데. 어머니께서 3남매에게 요리를 많이 시키셨나?
요리 전공은 아니더라도 요리는 필수라고 하셨다. 지금 둘째 동생은 외식산업과 전공이고 막내 동생을 바리스타 전공이다.
 
 
그럼 빵말고 다른 요리도 잘하겠네?
잘한다. 음식 고유의 맛을 잘낸다고 자부할 수 있다.
 
 
MSG는?
MSG는 무조건 필요하다. 맛을 내기 위해서는 MSG가 필요해!

 
ⓒ빵 만드는 법 1. 박력분 밀가루를 계량 무게에 맞춰 박력있게 준비하세요.
 

준비된 요리사네. 근데 왜 제빵으로?
일단은 수능에 실패했다. 최대한 수도권 대학교로 갈려고 했지만 안되더라. 그래서 그나마 가까운 전문학교를 선택했는데, 이때부터 전공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고민? 중식이냐 한식이냐 뭐 이런?
낯선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나눠주는 일을 좋아하더라. 그래서 제과제빵을 선택했다.
 
 
약간은 뜬금없군. 
빵이나 케이크를 만들면 포장을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니까. 지금도 빵을 만들면 주위 사람들한테 더 많이 나눠준다.
 
 
인터뷰 끝나고 나도 좀... 대학 졸업하고 특급 호텔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어느 호텔?
서울 Palace 호텔.
 
 
거긴 왜?
아까도 말했지만 원했던 대학에 진학을 못해서 나는 스펙이 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낮은 스펙을 만회하기 위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곳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일반 대학생이 대기업 입사를 목표를 하는 것처럼?
외식업을 전공한 학생들은 그때 당시만 해도 특급 호텔을 동경했으니까. 나도 대학에 입학함과 동시에 특급 호텔을 노렸다.
 
 
서울 팔라스? 팰러스? 호텔에서 얼마나 일했는데?
3년.
 
 
3년 간 일해보니까 어떻던가?
보는 것과 일하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더라. 호텔에 대한 동경심만 가지지 말고 잘 생각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나보군.
주말이 제일 바쁘다보니 제대로 쉬는 날이 없었다. 주말에는 1명 정도 쉴까말까였는데 이마저도 힘든 날이 더 많았다.
 
 
그래도 돈을 많이 받지 않나?
호텔 시스템이 처음부터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거라 급여가 많지 않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극소수였다.


ⓒ빵 만드는 법 2. 흑설탕도 흙흙흙 부어주세요.
 

승진하는 경우도 있나? 무슨 마스터 쉐프 이런 명칭도 들어봤는데.
위에 계신 분들이 나가지 않아서 매번 밑에 있는 직원들만 바뀐다.
 
 
생각보다 호텔도 힘들구나. 계약직으로 시작해서 3년 정도 일했다면 정규직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텐데?
내가 일했던 호텔은 정규직 전환이 나름 잘 이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문득 10년 후에는 내가 어떤 모습일까 생각을 해봤는데. 그림이 그려지지 않더라.
 
 
호텔에서 계속 일했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이름있는 파티쉐가 될 수 있었을텐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오히려 호텔 밖에 계신 분들의 모습에서 롤모델을 찾을 수 있었다.
 
 
호텔에서 나올까말까 고민하면 표정에서 다 드러날 듯.
일할 때 정말 표정에서 다 드러났다. 오픈키친처럼 손님들 직접 대면할 때 굳어진 표정 때문에 선배들로부터 지적도 많이 받았다.
 
 
고민 고민했네. 그래도 호텔에서 배웠다라고 할 수 있는 점은?
반죽. 반죽은 여자들에게 안 시키는 데 나는 주방장님 배려 덕분에 반죽을 제대로 배웠다. 그리고 마카롱도 자세히 배웠다.
 
 
흐음 마카롱. 마카롱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고. 호텔 그만 둘 때 부모님께서 반대 안 하셨나?
일단 설득을 많이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따로 있다고 말씀 드리자 오히려 지지해주셨다.



 
 
그럼 호텔에서 나오고 바로 이 일을 했나?
그건 아니고. 한 6개월 정도 제빵 학원에서 일했다. 세금 떼면 100만원도 안되는 급여 받으면서 일했지.
 
 
거긴 또 왜?
그냥 내 일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다 보니 일이 노는 게 되었고, 노는 게 일이 되어버렸다.
 
 
역시 오피스N 직장인 Interviwee답네. 여기 작업실은 어떻게 열게 되었나?
정말 우연히. 내가 가진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 매물로 나온 여기 작업실을 알았다. 바로 구입을 했지. 아직 준비 단계지만.
 
 
돈 많이 들었겠다.
많이 들었다. 오븐도 제일 좋은 걸로 구입했는데.
 

좋은 오븐이니 빵 맛도 좋겠지. 파티쉐만의 직업병이라면?
뜨거운 거를 잘 만진다. 오븐에서 막 나온 빵 틀을 만지다 보니 감각이 무뎌졌나. 뜨겁다는 반응이 좀 늦게 오더라.



 
 
의외인데? 탄수화물 중독은 없나? 난 파리**트에서 일 했을 때 손님들한테 빵 설명한다는 빌미로 빵을 주워 먹었지. 그래서 한때 탄수화물에 중독이었는데.
나도 초기에는 탄수화물이 엄청 땡겼다.
 
 
직업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지 않나?
그런 면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최소량만 먹는다.
 
 
어쩌다가 다른 매장 빵을 먹으면 속으로 이 빵에 들어간 재료가 막 떠오르고 그러진 않나?
그런 경우 많지. 근데 항상 이런 촉은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제품 개발, 그리고 소비자의 관점에서 항상 생각해야지.
 
 
본인이 만든 작품 중에 자신이 생각하더라도 ‘이건 먹기 아깝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대작이 있었는지?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대회용으로 만든 작품들이 있는데 다시 그 작품 만들라고 하면 못 만들걸. 워낙 고생해서.

 
ⓒ빵 터진 사진 보다가 빵터짐.
 
큰 고생이 기억에 남지. 그럼 이제 마카롱 이야기를 해보자. 마카롱 인기가 엄청나다. 왜 이러는 걸까?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소비 수준이 올라갈수록 고급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지.
 
 
이미 문화로 자리 잡은 듯.
일본은 60,70년대부터 이미 초콜릿을 선물로 주고 받는 것이 문화였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마카롱이 아닌 또 다른 디저트가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마카롱이 고급 디저트인가?
그렇다.
 
 
마카롱 장인은?
프랑스의 피에르에르메. 나의 롤모델이기도 하지. 그 사람이 만든 마카롱은 15개짜리가 5만원 넘는다. 내 친구들이 프랑스 가면 무조건 사오라고 한다.

 
 ⓒ세계적인 파티쉐 피에르에르메. 봉주르? 꼼시꼼사? 뚜레주르?
 

장난 아니네. 한국에서 먹는 마카롱이랑 맛이 다른가?
차원이 다르다.
 
 
모양은 꼭 초코파이처럼 생겼는데. 왜 비싼가?
손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지.
 
 
본인이 생각하기에 마카롱의 매력이 뭔가?
베어 물었을 때 웃음을 짓게 만드는 매력. 쫀득한 식감. 이 정도?
 
 
생긴 모양만 보면 이런 맛인가 싶기도 해. 본인도 유명 빵집에 가나?
지금은 뜸한데 한때 많이 다녔다. 특히 특급 호텔에 위치한 빵집에 많이 가봤지.
 
 
빵 맛의 차이가 느껴지나?
정말 유명한 빵집은 확실히 맛이 다르다. 호텔 빵집은 네임밸류 후광 작용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나도 저번에 남산 힐튼 호텔에서 인터뷰하면서 2개에 7,8000천원 하는 크라상을 먹었는데. 조금이 묘하더라. 기분 탓이겠지. 
다음에 호텔에 가면 그냥 빵보다는 다른 디저트류를 먹어 봐라.


글쎄. 또 호텔에 갈 일이 있을지. 세계 빵 투어 계획은 없나?
왜 없겠나. 일단 여기 자리부터 잡고. 아, 일본은 가봤다. 근데 일본의 빵/디저트 느낌은 또 다르더라.
 
 
무슨 느낌?
아기자기한 느낌. 이렇게 작은 데 들어갈 건 다 들어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디저트 맛보려고 다녔지.
 
 
그래도 빵의 진면목을 맛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프랑스. 프랑스는 빵이 문화다. 아침마다 바게트 들고 다니면서 먹고, 6대 째 빵 만드는 장인도 있고. 9월 쯤에는 가볼려고. 그전에 돈 벌어야 하는데.
 
 
프랑스 가면 아까 말한 피에르에르메씨 마카롱 좀. 본인이 좋아하는 빵은 뭔가?
앙버터.
 



 
뭐? 앙? 먹으면 ‘앙’이라는 감탄사가 나와서 앙인가.
버터랑 팥이 같이 들어가 있는 빵이다. 상수동에 앙버터로 유명한 빵집이 있지. 마카롱도 좋아하는 편이고.
 
 
나중에 가봐야지. 지금 따로 하고 있는 강의라도 있나?
아이엔지스토리라는 학교 멘토링 수업을 나가고 있다. 중,고등학생들한테 직업에 대한 이야기와 직업 체험을 해주고 있지.
 
 
파티쉐에 관심 있다는 학생들은 왜 관심이 있다나? 빵을 좋아해서?
3분의 2는 빵 먹는걸 좋아한단다. 만들기를 좋아한다는 친구도 있고.
 
 
이유가 비슷 비슷하네. 다른 곳에서는 강의 안하나?
개인 출강도 하고 있고, <하비틱>이라는 사이트에서 온라인 취미 배우기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제과 제빵을 배울 수 있을까?
재료만 있다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여기 작업실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어떤 걸 이루고 싶나?
빵이나 케이크를 주고 받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그리고 여기서 만든 빵이나 마카롱을 납품 받는 카페가 더 잘 됬으면 좋겠다.

 
 ⓒ빵 만드는 법 3. 미리 준비한 밀가루는 체에 체체쳇 걸러주면 되요. 참 쉽죠?

 

음. 약간 사업적으로도 생각하고 있군.
그렇다. 지금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랑 통신 판매도 구축 중이고 카페 납품과 백화점 입점도 생각 중이다.
 
 
나중에 알바생 시급은 얼마나 줄건가?
무조건 시급 1만원 이상. 같이 일하면서 제빵 기술도 배우고, 나보다 더 돈을 잘 버는 파티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쏠쏠한데? 아 생각해보니 이 질문을 안 했네. 직장인들을 위한 빵 추천? 특히 선물용으로.
연인이라면 마카롱이 좋다. 가족에게 선물한다면 케이크가 가장 무난하다. 특히 딸기 케이크.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직한 느낌이 있는 딸기 케이크 어때?
 
 
나는 생각 좀 해보고. 향후 어떤 파티쉐로 남고 싶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피에르에르메처럼 레시피를 공개할 정도로 한 분야에 뛰어난 파티쉐가 되고 싶다.
 
 
또 다른 면은?
역으로 제과제빵하는 친구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 제빵 직업도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많이 벌어야 많이 베풀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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