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올 수 이신 제주도에서 '
차알바'랜 곳는 차영민 작가랜 허맨." 


에디터 확성기 정지훈
편집   엘리  이윤진
포토그래퍼  올챙이 김지우

 
안녕하수꽈.
펜안 하우꽈? 펜안 하우다. 만나서 반가운게 마씸.
 

제주도 하면 흑돼지야. 흑돼지 자주 먹어?
당연하지. 이제 흑돼지 아니면 다른 고기는 눈에도 안 들어와. 나에게 새로운 고기의 패러다임을 알려줬어.
 

흑돼지 비싸던데, 작가로서 수입이 짭짤한가 봐?
다들 관광지만 가서 그래. 서문공설 시장을 가봐. 거기서는 싸고 맛있는 흑돼지를 먹을 수 있어. 근데 나 작가로서 인터뷰하는 거 아니었어?

 

“난 다른 작가처럼
책을 달고 살던 아이는 아니었어.”

 

사람들에게 글을 통해 공감을 전달하기까지
“어릴 적부터 책은 나의 유일한 취미이자 친구였어.” 라는 대답을 원했겠지만 “이 재미없는 걸 왜 읽어야 하지”라고 생각하던 아이였어.
 

생긴 건 책과 정말 친하게 생겼는데…… 그럼 어떤 아이였어?
책보다는 축구를 더 좋아했었어. 공을 차고 나면 항상 도서관으로 향했어. 에어컨 바람을 맞으러 말이야.
런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본 책 표지가 예뻐서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고.
 

본격적으로 글을 어떻게 쓰기 시작한 건 언제야?
스무 살이 되던 해, 집안 사정으로 인해 제주도로 오게 됐어. 사람 살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지만 나에게는 아니었어. 적응하기가 힘들더라고. 그렇게 무료한 삶을 살고 있을 때, 모 잡지사에서 글을 채택해 원고료를 준다는 공지를 낸 걸 봤어. 한 번 내봤는데 원고료가 들어오더라고. 그게 작가로서의 시발점이야.
 

역시 사람은 돈이 들어와야 흥미가 생겨.
글 쓰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고 생각했거든.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가며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 나갔지. 그 결과 출판사에서 첫 계약을 하게 되었어.
 

이 정도면 작가로서의 운명을 타고 난 거 아닐까?
어릴 적부터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았어. 꼬마에서 어르신까지 자신들의 삶을 들려주더라고. 그렇다 보니 재미있는 소재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더라고. 내가 또 한 리액션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주긴 했어.
 

"편의점 알바를 하며 손님들과
나누었던 교감들이 하나의 책으로 완성됐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인 책 <효리 누나, 혼저옵서예: 제주로 간 젊은 작가의 알바학 개론>이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작성한 책이야. 3년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교감을 나누었던 손님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았어.
 

책의 제목에서 팬심이 강하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야.
누구라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대중적인 이효리 누나의 이름을 빌리게 되었어. 편의점 위치가 효리 누나의 동네와 가깝다는 점도 한몫했지. 꼭 한번 뵙고 싶은데 야간 아르바이트라 한 번도 보지 못했어. 만약 효리 누나가 이 인터뷰를 보신다면, 꼭 책을 선물해드리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저 어렸을 때 핑클 빵 많이 사먹었어요!”
 

스토리는 소설 감인데 에세이로 출판이 되었어.
주변에서도 소설로 쓰라는 이야기가 많았어. 하지만 난 손님들의 삶은 진솔하게 풀어야 한다 생각했어.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남들과 같은 길을 가기보다 나만의 길을 가고 싶어. 그래서 나의 의견을 끝까지 밀고 나가 에세이로 출판하게 되었어.
 

책에서의 주인공은 누구야?
제삼자의 입장이니 내가 주인공이겠지?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의 별명을 하나씩 지어서 책에 담아냈지. 그들과 편하게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로 풀어냈어.

 

편의점에서 그렇게 에피소드가 많이 나와?
대부분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그냥 지나쳐가기 때문에 잘 모르지.
하지만 나는 직업적 특성상 사람들을 좀 더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 같아. 그리고 보면 알잖아? 내 얼굴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게 생겼어.


작가로서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어. 하지만 더 좋은 조건에서 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어?
당시 출판사와 첫 계약을 마친 상태였어. 돈은 벌어야 했고 작가로서 좀 더 집중하고 싶었지. 일을 조절할 수 있으면서 새벽에 글을 쓸 수 있는 곳은 딱 한 군데더라고. 바로 편의점이지. 그리고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이 작가로서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첨보는 사람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가 편의점인 것 같았어. 또 지금 나에게는 돈보다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알아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고.


사람들을 보며 책 속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으니까?
그렇지. 지금 나에게 맞는 투자를 하고 있어. 편의점에서 들은 사람들의 스토리가 나중에는 내게 큰 자산이 될 거라고 확신해. 이것이 나만의 색깔이야.


 

“나로 인해
책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책과 가까워졌으면 좋겠어.”

 

OO한 작가가 되고 싶다!
책과 가까워지게 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책에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


 
현재 나를 가장 뜨겁게 하는 것은?
글에 대한 소재만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거 같아. 사실 오는 길 버스 안에서도 졸려 죽겠는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거든.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남들에게는 스쳐 가는 일들이 나에게는 소재거리가 되기에 집중하게 돼.
 

오피스N 독자분들께
사람들은 불안정해 보이는 미래에 너무 겁을 먹고 사는 거 같습니다. 가끔은 너무 크게 확대해서 걱정을 하는 거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인생 그거 그리 길지 않아.” 라고 했던 한 손님의 말이 떠오르네요. 무조건 돈을 행복의 기준으로 잡기보다는 당장은 불안정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질러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