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따뜻함이 느껴지는 베이지와 블랙부츠로 스타일링을 한 숙녀. 하지만 작업할 때는 아메리카노보다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반전 있는 <오뜨리꼬>의 코바늘 디자이너. 누구보다 따뜻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할게.
 
 
에디터 확성기 정지훈
 포토그래퍼        이희선
편집 확성기 정지훈

 
 

 
오뜨리꼬?
뜨리꼬(Tricot)는 프랑스 말로 뜨개질이라는 뜻이야. 거기에 성을 붙여 오뜨리꼬가 되었지. (Oh! 뜨개질!)


 
 @현재 운영중인 오뜨리꼬 블로그



오뜨리꼬의 작품은 어디서 볼 수 있어?
개인 블로그를 운영 중이야. 1300K와 텐바이텐에서 오뜨리꼬를 검색하면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어.

 
코바늘은 어떻게 시작했어?
원래는 회사에서 시각디자이너로 일을 했었어. 퇴근 길에 우연히 뜨개질과 관련 도서를 샀었는데, 그것이 코바늘 이라는 늪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었지. 


회사를 그만둔다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
대부분의 회사 일은 한정적이잖아. 지쳐있던 나에게 뜨개질은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 거리였어. 회사를 그만둔다는 두려움보다는 코바늘을 하면서의 행복감이 훨씬 컸기에 결정은 어렵지 않았어. 

 
코바늘은 취미생활로의 이미지가 강한 거 같아. 
코바늘로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한 건 ‘코바늘의 고정관념을 깨버리자’였어. 코바늘은 실로만 엮는 다는 단순한 약점이 있어서 다른 소재를 믹스 매치 해가며 작품의 한계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어.


예를 들면 어떤 식으로?
기본적으로 코바늘이다 하면 목도리나 장갑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진 않아. 여러가지 인테리어 제품을 만들 수 있지. 다른 재질을 같이 사용하여 새로운 쿠션을 만들기도 하고, 소품으로 색감이 있는 나무 모형도 만들 수 있어. 사람들이 아는 것들 그 이상으로 무궁무진해. 



 
@그녀의 수많은 코바늘 작품에 저희는 로고 하나만 얹혔을 뿐입니다.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이 궁금해
제일 먼저 자료 조사 후 스케치 완성을 해. 거기에 맞는 소재 선정 및 구매를 거쳐 완성된 스케치를 바탕으로 제품 제작을 시작하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재질에 손상이 가는 부분은 없는지, 어느 장소에나 어울릴 수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하나의 제품을 완성시켜. 


작업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시 여겨?
'나라면 살 것인가?' 제품이 완성이 되었을 때 나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임팩트가 담겨있나라는 거지. 마음에 안 드는 제품을 억지로 사지는 않잖아?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지.


더 중요한 거?
나의 작품으로 인해 누구나 뜨개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그만큼 코바늘 작품이 모두가 쉽게 만들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해.
 

누구나 만들 수 있으면, 직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불리하지 않나?
아직 사람들에게 뜨개질로써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한 만큼,  뜨개질을 콘텐츠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진을 배운다고 해서 포토그래퍼가 다 되는 건 아니듯이 지금은 사람들이 뜨개질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나에겐 가장 중요해. 
 

그럼 본인 작업물의 가장 큰 특색은 뭐야?
컬러를 많이 사용해. 컬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이미지가 엄청 달라지거든. 시각디자이너 해왔던 나의 경험이 나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지.


현실적인 질문 하나 할게, 수입은 어떻게 벌어들여?
지금까지는 취미생활로 해와서 그런지 수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이번 달부터 DIY 제품을 인테리어 제품 사이트에서 판매를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어서 생각보다 수요가 많은 편이야.


작업환경은 어때? 왠지 따뜻한 햇볕이 비추며 커피향이 절로 날 거 같은데.
환상을 깨서 미안하지만 다양한 색상과 소재들을 많이 쓰는 편이라 깨끗하지는 않아. 손을 뻗었을 때 재료를 잡을 수 있어야 해서 주변이 좀 어지럽지. 그리고 난 커피보다는 맥주가...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잖아, 코바늘로 만들기 좋은 제품 소개해줘.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티 코스터'가 좋아.  간단한 기법으로 멋스럽게 완성이 되거든. 아니면 그것을 이어서 만드는 '가렌드'를 추천하고 싶어. 요즘 자신의 방을 꾸미는 것이 트렌드인 요즘에 딱 적합한 선물이지. 걸어만 놔도 방이 달라진다니깐? 
*티 코스터 = 커피 잔 받침으로, 보통 카페에서 자신들의 로고나 캐릭터가 박힌 티 코스터를 받침으로 사용한다. 
*가렌드 = 화환이라는 뜻으로, 긴 줄기 형태의 일자로 코바늘 제품을 엮어 둔 것. 



 
@보았느냐 코바늘로 다져진 그녀의 평온함을.
 


작업하면서 인내심이 엄청 길러질 거 같아.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건 정말 지루해. 그때만큼은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하지만 완성이 되고 주변의 반응이 좋으면 짜증 났던 것들이 잊혀지면서 엄청 뿌듯해.

 
얼마나 지루하길래?
한 번은 여름 쿠션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가느다란 실로하느라 작업 기간만 1년이 걸렸어. 그만큼 보람도 있는 거니깐 1년 쯤이야 뭐.
 

한 번쯤 만들어 보고 싶은 제품은 없어?
현재 스케치 중인 인형이 있어. 시즌에 맞춰 기획을 진행 중인데, 인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서 콘셉트가 두드러지는 인형을 만들고 싶어. 그냥 예쁜 인형이 아닌 메시지가 명확한 캐릭터 상품을 선보일 거야.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싶어?
손뜨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내 작품을 보면 감탄사가 나오게끔 하고 싶어. 또 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손뜨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면 좋겠어. 손뜨개만큼 사람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건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든 쉽게 할 수 있잖아.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
가방과 파우치, 그리고 의류, 침대&테이블보까지 제품 품목의 제한이 없고, 집 전체를 꾸밀 수 있는 대표 뜨개질 브랜드의 오뜨리꼬. 그리고 사람들을 손뜨개 열풍으로 이끈 CEO이자 디자이너 오태윤!

 
오피스 N 독자분들 게 한마디
내가 직장인이었을 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끊임없이 무엇을 배우는 것이었어. 회사에서는 채워지지 않은 만족을 채우기 위해, 단순히 집에서 쉬는 것보다 무엇인가를 계속 배울려고 했지. 자기의 노력에 따라 삶의 만족은 달라진다고 생각해. 당신의 삶에서 회사 일이 전부라고 생각해서 팍팍함을 느낀다면, 이제 10%라도 취미생활로 돌려봤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