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대학교 때 꽤나 열심히 PPT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하면 할 수록 그 미묘한 재미에 빠져들어서, PPT에만 몇 일 밤낮을 새웠다. 허나, 늘지 않는 수준에 고민하며 찾아본 것이 바로 '친절한 혜강씨'의 블로그. 몇 년 전부터 내 컴퓨터 즐겨찾기에 등록되어 있던 그녀의 블로그. 신기방기한 PPT 제작 노하우에, 아름다운 미모까지 지닌 그녀의 블로그를 염탐한지 몇 년째. 드디어 그녀와 만났다! 요즘 PPT로 난다 긴다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리가 없는 그녀. 블로거에서 강사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혜강씨를 만나보자!

 

에디터 단향 윤혜원
포토그래퍼 단향 윤혜원


 




“PPT계의 여신” 파워 넘치는 블로거, 이혜강

친절한 혜강씨는 몇 년부터?

네이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0년 8월 말이었어. 전에는 티스토리에서 일주일에 한 개 정도씩 올리다가 유입률이 좋은 네이버로 옮겼지.
 

친절한 혜강씨는 특히나 파워포인트 강의로 유명해졌잖아. 파워포인트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어?
대학교 들어가서. 처음에는 PPT를 아예 못 만들었었거든. 처음 만든 걸 자랑스럽게 선배에게 보여줬더니 ‘저질PPT’라고 말하더라. 그래도 흥미를 가지고 계속 만들어보니 잘 하게 되더라.
 

난 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당연히 디자인 쪽 전공일 줄 알았는데 무역학과를 나왔더라고.
무역학과가 다른 학과들보다 발표수업이 많았어. 발표를 준비하다보니 PPT가 늘더라고.
 

나도 발표 PPT 엄청 만들었는데, 잘 안 늘던데..
사실 대학교 졸업했을 때, 내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잘 만드는 줄 알았어. 그런데 블로그를 시작하고 내 노하우를 다 공개하니 나만의 것이 없더라고. 그러니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게 되더라고. 그러니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더욱 실력이 늘었지. 처음 올렸던 PPT에 비해서 지금 PPT는 정말 많이 늘었다라는 생각이 들어. 역시 관심을 가지고 계속 해봐야 하는 거 같아.
 

ⓒ 혜강씨의 귀여운 모습을 똑 닮은 마스코트가 닮긴 명함!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는?
주변에서는 많이 추천했었어.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왜 블로그를 안하냐고. 근데 귀찮더라고. 겨우 티스토리에 조금씩 올리지 시작했지. 그러다 대학교 4학년 때 몸이 많이 안 좋았어. 취업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 때 ‘내가 1년 뒤에 죽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죽는다고 하면 너무 아쉽겠더라고. 뭔가 남긴 게 없으니까.
 

그래서?
죽더라도 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회에 공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티스토리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옮긴거지.
 

처음부터 큰 블로그는 아니었을 거 같은데
난 운이 좋은 편이었어. 티스토리의 콘텐츠가 15개 정도 쌓였지. 그걸 한꺼번에 네이버로 옮겨왔는데, 바로 메인에 떴어.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일 평균 방문자 천 명은 유지하는 블로그가 되었지.
 

블로그가 생각보다도 더 큰 거 같아.
사실 생활에서의 변화도 없고 평소에는 인식이 안 되는데, 대학생들을 만나면 내가 유명해 진걸 느끼지. 많이들 알아보더라고.
 

그럼 블로그 운영의 짧은 팁이 있다면?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주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사람들이 알고 싶은 글은 좀 다른 거 같아. 상대방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걸 한 번 더 고민하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디자인적으로는 배치같은 것도 신경을 쓰고 있고.
 

ⓒ 미녀 미녀한 느낌이 폴폴


요즘엔 엑셀도 하던데
엑셀을 배우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재미도 없고 어렵더라고. 그래서 내가 배우고 익힌 것을 내 방식으로 적어두는 거야. 내가 필요할 때 다시 찾아볼 수 있게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 그럼 또 공부를 더 해서 알려주고. 엑셀 실력도 많이 늘었어.
 

본인 스스로도 계속 발전하는 블로그였구나
나누는 것 자체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거 같아. ‘나누면서 다른 사람도 돕고 나도 성장하는 기쁨’을 모토로 하고 있지. 블로그 운영도 그렇고 뭘 하든지 그걸 염두해 두고 있지.
 




강사, 이혜강





‘나누면서 다른 사람도 돕고 나도 성장하는 기쁨’이라는 모토를 봐도 강의가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인 거 같아.
나는 그게 내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근데 내가 만든 강의를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는 데서 인정받는 기분이 들더라. 완전히 전문적인 사람이 아닐지라도, 내가 익힌 부분만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서로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
 

지금은 PPT나 엑셀,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알려줬잖아. 혹시 또 해보고 싶은 것 있어?
예전에 회사 다닐 때 1년 반정도 우쿨렐레를 배웠었어. 그런데 누가 “오래 배웠는데도 잘 못하면서 왜 배우냐?” 라고 물어봤어. 그래서 “꾸준하게 40년 정도 하면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어. 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히 하는 편이야. 또 그것을 발전시키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나중에 정말로 우쿨렐레 강의를 하게 된다 해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영상들과 디자인들이 있다면 시너지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해.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두면 되지 않을까?
 

혹시 어렸을 때는 어떤 꿈을 꿨어?
자유인. 초등학교 때도 자유인이라고 말했지. 하지만 마냥 자유인으로만 살수는 없다는 걸 알았어. 그러다가 컴퓨터 선생님이 되어 볼까도 했는데, 컴퓨터도 좋아했었고. 하지만 똑같은 말을 계속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 그래서 온라인 녹화로 강의를 해서 유투브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지.
 

어릴 때의 꿈을 이룬 거 같은데?
지금은 만족스러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어. 그게 자유인이지. 취미가 특기가 되면 돈벌이가 되는 거고. 물론 그게 완벽한 자유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어딘가에 메여있지 않으니까 좋지. ‘강사로서 최고가 되겠다 보다는, 강의도 즐겁게 하자’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리고 다른 즐거운 일들도 계속 함께 하는 거지.
 




자유인, 이혜강





자유롭게 사는 구나. 부럽다.
안정된 걸 싫어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스타일인 거 같아. 회사도 사실 안정적이어서 더 힘들었던 거 같아. 역마살도 있고,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야. 편하게 있으면 되는 데 항상 바쁘게 사는 거지.
 

그러고보니 취업을 한 것 까지도 블로그에서 봤는데, 일을 그만둔 계기가 있을까?
직장생활을 2년 반 정도 했지. 회사가 너무 좋고, 사람들도 너무 좋았어. 그래서 그만둘 때도 고민을 많이 했어. 굉장히 좋은 회사였으니까. 하지만 내가 잘하고 즐거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말이야. 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을 해서 나왔어.
 

그래도 일을 그만두기까지가 참 힘들었을 거 같은데. 조언자도 있었나?
우리 어머니가 힘을 많이 주셨지. 퇴직할 때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거나 하지 않았고, 그만 두기 직전에 통보했을 뿐이지. 그런데도 힘을 많이 주셨어. 다른 사람들은 왜 좋은 직장을 그만두냐고 반대를 했는데, 엄마만큼은 ‘잘했다. 잘 결정했다’라고 이야기해주셨어. 내 친구들에게도 ‘혜강이는 왜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만두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라고 말을 하셨대. 그런 게 정말 힘이 되었지.
 

ⓒ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의 비결이 자유인가요?


그럼 전 회사는 어떤 회사였는데?
아이티회사 구매팀에 다녔어.
 

블로그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었어?
전혀 관련이 없었지. 전공과 관련이 있는 일이었어. 외주 인력을 계약하고 관리하는 일. 하지만 내가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어.
 

지금이 더 행복하게 일을 하는 거 같아?
지금 하는 일들이 내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받는 일이라서 더욱 좋은 거 같아. 그리고 지금은 내 스스로도 가능성이 많이 보여서 좋은 거 같아. 내가 해보고 싶은걸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고. 일한만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좋고.
 

그러고보니 결혼도 범상치 않던데! 셀프웨딩 사진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잖아.
그게 특별하단 생각을 안 해봤어. 필요 없는 데에 왜 돈을 써야 하나 싶더라고. 웨딩사진도 카톡에 한 번 올리는 게 다란 생각이 들었고. 게다가 사진을 찍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냥 우리 스스로 하자 했지. 그런데 사람들이 특별하게 보더라고. 근데 나는 그걸 특별하게 보는 게 이상했어.
 

일반적인 웨딩보다 훨씬 예뻐보이더라.
나도 개인적으로 만족했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았고. 정말 친한 친구들만 불렀지. 모두 반가운 사람들뿐이라 행복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어.
 

부모님들께서 싫어하지는 않으셨어?
어머니가 워낙 쿨하시거든. 마음 편하게 생각하신 거 같아.
 



ⓒ 너무나도 예쁜 셀프웨딩사진! 근데.. 이건 다 얼굴빨인가요?




이혜강의 꿈

삶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은 목표를 세우지 않고 있어. 원래는 목표 세우는 걸 엄청 좋아했었어. 이런 저런 높은 목표를 세웠었지. 그런데 그런 생각을 전환할 시기가 있었어.
 

어떤 시기?
어린 시절엔 목표지향적인 사람이었지. 계속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어. 그러다 아랍에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어. 언어가 남지는 않았지만. 거기서 봤던 두바이가 나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제일'이라는 단어에 치중해서 계속 달리는 곳이거든. 그런데 공허하더라. 1등만 바라보고 무언가를 하다보니 뾰족한 총탑이 되어 있는 거야. 내 삶에 대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 그 뒤로 사람들에게도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내 꿈에 대해서 더 찾아보게 되었지.
 

그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의 혜강씨가 없었겠지.
그렇지. 나는 목표 지향적인 사람이었으니까, 그 때 전환이 없었더라면 나눔에 대해서도 생각을 안 했을 테니까. 그걸 계기로 사람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겼으니까.
 

그럼 혜강씨의 꿈은 뭐야?
가치 있는 정보를 보기 좋게 가공하고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공유하는 것. 지금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고 싶어 꼭 PPT가 아니더라도 가치 있는 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게 말이야.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까 정보가 정말 많이 국한되어서, 수혜를 많이 못 받았거든. 사람들이 아무리 좋은 정보라고 재미없으면 안 보잖아. 그런 정보들을 보기 좋고 접하기 좋게 가공해서 쉽게 공유하는 게 꿈이야.
 

오호라 좋은 꿈이다. 
또 궁극적인 꿈은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거야. 한국 시장 자체만 보면 많이 좁으니까. 그래서 유투브에 많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그래서 콘텐츠가 많이 쌓이면 영어 쪽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 친절한 혜강씨의 친절한 강의를 닮은 파워포인트 for 인포그래픽. 


십 년 후에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을까?
그 때는 무엇을 하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거 같아. 그리고아이가 있지 않을까?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우는 좋은 엄마가 되어 있을 거 같아.
아기는 방임으로 키우려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이 무조건 공부를 하게끔 하는 분들도 있었거든. 하지만 공부가 최선은 아니더라고. 직장에 다녀보니 공부를 잘 했던 사람들이 무조건 행복한 것도 아니었고. 내가 아이를 가진다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로 키워주고 싶어.


본인에게 행복은?
내가 행복할 때와 행복하지 않을 때를 생각해보면, 행복할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걸로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라 생각할 때야. 내가 성장하고 있는 것.
 

마지막 질문 오피스N 독자들에게 한 마디?
다른 사람에게 삶을 조언한다는 건 참 어려운 거 같아. 내게 맞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맞는 게 아니잖아. 예전에는 ‘왜 저 사람들은 쳇바퀴 굴러가는 듯이 살고 있을까?’라고 생각한 적도 많았었거든. 하지만 나도 직장인이 되고 나니 그들을 이해할 수 있더라고. 각자가 가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더라.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살아라 말하는 건 아닌 거 같아. 다만 본인이 “가치롭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