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완연한 가을 어느 날 마포구 기반 스케이트보드 크루 G:PM 페이스북 메시지로 인터뷰이 한 명을 소개 받았다. ‘3D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그는 직장이 어디냐는 질문에 “이번 주까지만 일을 해서^^…”라고 담담하게 답한다. 잉? 그럼 백수..?인가..? 그렇다. 결국 오피스N최초 백수를 인터뷰를 하고 왔다. 뭐지…?! 본인이 말을 잘 못한다며 ‘여자친구를 데려와도 되냐’하여 아름다운 여자친구분도 인터뷰 자리를 빛내주셨다. 솔로인 사람들은 솔탈 방법도 이번 인터뷰에서 공개해주니 찬찬히 읽길 바란다. 아무튼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자는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28살의 그래픽 디자이너 청년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보자!
 

 취재/기사 작성 최이철 대학생 기자
포토그래퍼 김성겸 대학생 기자
편집 단향 윤혜원
 


3D게임 배경을 만드는 그래픽 디자이너 28살 방준민이라고해.
 
 
오~ 그래픽 디자이너구나. 근데 배경만 만드는 거야?
그래픽 디자이너는 크게 배경,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이 있지. 나는 주로 배경을 만들고 있어.
업계에서는 3D배경 디자이너 라고도 해.
 
 
디자이너라고 하니까 성격이 궁금하네? 본인의 성격은 어때?
세심하고 꼼꼼한 스타일. 시어머니 같은...?
술버릇마저도 정리야. 앞에 있는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하곤 하지. 쓰레기 같은 것도 다 치우고.
 
 
근데 세심하다는 건 어떤 면에서? 섬세하다는 건가? 여자친구를 잘 챙겨주거나?
여자친구가 좀만 화났다 싶으면 빨리 파악하고 풀어주는 편이야.
어떨 땐 너무 잘 알다 보니까 여자애 같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아하. 그럼 직업적인 얘기를 좀 해보자. 배경 만드는 일을 한다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원화가분들이 밑그림을 그려서 주면, 평면적인 2D그림을 입체적인 3D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어.
 

 ⓒ 약간은 구한말 지식인 같은 상.


일을 하면서 즐거울 때는 언제였어?
작업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 예전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으니까 즐겁게 일하고 있어.
특히나 게임을 다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을 때는 정말 뿌듯하지.
 
 
언제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건데?
초등학교 땐가, 중학교 땐가 리니지에 푹 빠졌지.
게임이 좋아서 무작정 나중에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되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것 같아.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게임 디자인을 위해 미술공부를 했고,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게임과를 갔지.
대학교 1학년때는 전반적인 게임제작에 대해 배우다가 좀더 구체적으로 배우고싶어서 휴학하고
게임그래픽 전문학원을 1년정도 다니고, 22살때 첫직장에 입사했어.
 
 
그럼 꿈을 이룬 거야? 좋겠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런데 약간 후회되는 부분도 있어.
게임제작 말고 다른 거 생각을 안 해봐서 다양한 경험을 못해봤거든.
그런데도 
지금 일이 재미있어서 다른 일은 생각이 안드는 걸 보면 이 일이 정말 좋은거 같아.
지금 업계에서 원화가를 해보고 싶긴 하지만.
 
 
일 시작한지는 얼마나 된 거야?
회사 다닌 지는 4년차고, 회사 안다닐때도 외주를 받고 한 거 치면 7년정도 됐어.


  現 백수 주제에 지나치게 멋짐

 
오 나이치고는 경력이 꽤 있네. 근데 이번 주 까지만 회사 다닌다면서! 이제 백수야?
어 맞아. 지금은 백수야^^.
 
 
아.. 백수.. 회사는 왜 나온 건데?
보통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1-2년, 빠르면 6개월마다 회사를 옮기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야.
여러 곳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거든.
 
 
그럼 이번이 몇 번째 회사였어?
5번째 회사였어.
 
 
회사 이직이 쉬운가 봐?
어느 정도 경력이 있고, 실력이 있으면 크게 어렵진 않아. 신입 같은 경우는 힘들지만.
 
 
신입은 왜?
회사도 많이 없고, 업계가 힘들다보니깐
신입보다는 2-3년 정도라도 경력을 쌓은 경력자를 뽑는 게 대부분이야.
 
 
그럼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으란 거야?
그건 그래. 5년 전쯤만 해도 지금처럼 취업하기가 어렵지 않았는데 환경이 많이 변한 것 같아.
신입들이 뽑히려면 실력이 
정말 좋아야 해.
 
 
혹시 혈연, 지연, 학연 같은 건 많이 필요한 편이야?
사실 주로 포트폴리오만 보는 편이야.
경력이 없더라도 포트폴리오가 정말 좋은 경우에는 채용하는 경우가 있어.
인맥도 있기야하지. 그래도 크진 않아.
경력이 쌓이면 "여기 이런 자리가 났는데 올래?" 이런 식으로 아는 분들한테 제의가 들어오는 정도?  결국 실력이야.
 

 
 오홀, 능력자!

 
그래픽 디자이너의 회사일과는 어때?
나같은 경우는 여유있게 시작하는걸 좋아해서 아침에 커피를 한잔마시고,
오전에는 잠깐 회의를 하거나 업무를 봐.
가끔은 점심시간 30분전에 게임 테스트를 같이하거나 하는 경우도 있고.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들이랑 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도 오전업무의 연장이랄까? 그냥 계속 하던일을 하지.
 

게임 회사면 회사 분위기가 좀 후리한가?
일반 회사를 다녀보진 않았지만, 좀 프리한 거 같아. 우선 복장부터 자유복이고.
요즘에 미생 재밌게 보고 있는데, 그런 생활 보단 훨씬 후리하지. 그렇겐 못 지낼 거 같아.
 
 
내가 듣기로는 게임회사가 야근이 그렇게 많다고 하던데?
물론 야근이 많은 편이라고 볼 수 있어. 근데 강제로 하는 분위기는 아니야.
허들이라고 게임 회사 사장님에게 제작한 게임을 보여주는 일이 있는데
그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한 달 정도? 보통 10시정도까지.
 
 
또 힘든 점은 뭐가 있을까?
그래픽 디자이너는 창작의 고통이 심한 편이야.
원화가 있어도 2D를 3D로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는 거 같아. 원화가 없이 작업할 때도 있고.
그리고 다같이 힘을 합쳐서 게임을 만들어야 하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코드가 안 맞는 경우에 스트레스를 받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야?
일이 잘 안풀릴 때는 스트레스 자체도 즐기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야.
그리고 안 풀리는 일을 끝내면 성취감도 그만큼 큰 거 같아.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아.
 
 
게임회사에 대해 궁금한 게 좀 있는데 남녀 비율은 어때?
남자8, 여자2 정도 되는 거 같아.
기획 같은 경우는 대부분 남자고, 그림 그리는 그래픽 쪽은 여자분들이 좀 있는 거 같아.
 
 
좀 높으신 분들 나이는 어떻게 돼?
위에 분들은 30대 중 후반에서 40대 초 중반까지 있는 거 같아.
 
 
그 분들도 전문 기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인가?
대부분은 그래. 자기 전문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해오신 분들이야.
 

 
 ⓒ 윗통수가 예쁜 남자

 
근데 요즘도 게임 해?
가끔씩 롤을 해. 근데 시간이 별로 없어서 많이는 못했지.
 
 
다른 게임은 또 뭐했었어?
리니지는 어릴 때 2,3년 정도 했고, 와우를 좀 오래 했어 4-5년 정도?
 
 
그래픽 디자이너란 직업이 현재 생활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일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 일 외적인 부분을 위해 일을 하는 것도 분명 있고.
하지만 일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그냥 내 삶의 즐거움 중 하나인 것 같아.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꿈을 꾸는 사람들한테 조언한마디 해줘.
우선 자기가 가고 싶은 분야를 확실히 정하는 게 좋아.
예를 들어서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겠다라든가 사실적인 캐릭터를 만들겠다던가.
그리고 가고 싶은 프로젝트를 정해서 거기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거지.
요즘은 진짜 실력이 있어야 신입으로 뽑힐 수 있어.
 
 
어느 정도 그래픽 디자이너에 대해 알게 된 거 같아.
이제 가벼운 얘기 좀 해볼게. 
여가 시간에는 주로 뭐하고 보내?

요즘엔 주로 맛집을 찾아 가거나 술을 먹거나 게임을 하고 있어.
보드도 타지만 여자친구 만나기 전보단 못 가는 거 같아.

 
 
 
스케이트 동호회 G:PM 크루에서 활동한다고 들었어. 스케이트 보드는 언제부터 탄 거야?
작년에 유럽여행을 갔는데, 유럽에서 크루저 보드가 인기였어. 그 때 처음 보드를 본거지.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면 타야겠다고 마음 먹었어. 그 때가 겨울이어서 올해 날 풀리고 타기 시작했어.
 
 
근데 보드타면 위험하지 않아?
위험해. 과장을 좀 섞으면 정말 타다가 죽을 수도 있지.
정강이도 찍히고 곳곳에 멍도 들고 트릭하다가 많이 다쳤어. 내 흉터 봐봐(팔쪽 흉터).
 
 
ㅎㄷㄷ..안 위험하게 타는 법 좀 알려줘.
항상 주의하고, 잘 탄다고 방심하거나 자만하면 안 되는 거 같아.
 
 
보호대 착용은 안 해?
대부분 안 하는 편이야. 걸리적 거려서. 보통 모였을 때도 한 명 찼을까 말까 한 거 같아.
나도 스케이트를 타다 보니까, 안전하게 타기 전까지는 보호대를 찼으면 좋겠어. 헬멧도 착용하고.
 
 
동호회활동은 얼마나 했어?
올해 날 풀리고 타고 얼마 안 되어서 동호회에 들어가게 됐어.
아무래도 혼자 타다 보니까 심심하더라고. 지금 6개월 정도 됐네.
 

 
 알록달록한 너의 모습, 소유욕을 자극한다

 
G:PM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거야?
카페에서 들어갈만한 
크루저 보드 동호회 검색을 해보니, G:PM이 활동도 많이 하고 재밌을 것 같은 곳이더라고.
 


G:PM 자랑 좀 해줘 봐봐.
우선 사람들이 편해.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모두 친절하고 재밌어.
그리고 합정이나 홍대거리를 여러 명이 보드를 타고 지나갈 때면 사람들의 시선이 쫙 느껴지지.


 
처음에 들어갈 때 혼자 가면 어색하거나 좀 그르지 않나?
아무래도 그런 게 있겠지? 또 스케이트 보드 타는 사람들 보면 괜히 인상도 강한 것 같고.
조금 뻔한 얘길 수 있지만 오면 진짜 잘해줘. 정말 친절하게 알려주고.
대부분 혼자 와. 일단 부담없이 한 번 와보는 걸 추천해.
마음에 들면 활동하고 아니면 어쩔 수 없고. 근데 같이 타면 진짜 재미있어. 
 
 
보통 어떤 식으로 활동하는데?
보통 평일이랑 주말이랑 코스가 달라.
금토일은 10km정도 자전거길 따라서 한강에서 타고, 평일 같은 경우엔 유수지 같은 곳에서 3-4시간 정도 타.

길게 보일 수도 있지만, 타다보면 길게 느껴지지 않아. 먹거나 놀면 더 늦게까지 놀고.
 
 
G:PM 활동 인원은 어때?
지금 활동하시는 분들은 대충 20명 정도 되는 거 같아. 그리고 한 번 모일 땐 10명정도 모여. 대부분 20대 중반이고. 고등학생도 있고 대학생들도 많지만, 직장인들이 반 정도 되는 거 같아.
 

 
  G:PM의 단체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좋은 점은 뭘까?
새로운 인맥을 쌓을 수 있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게 좋은 거 같아.
우리 크루가 서울분이 몇 없고 타지에서 올라온 분들이 많은데, 다들 친하게 지내.



그럼 아쉬운 점이 있다면 뭘까?
여름에 날이 너무 더워서 보드타기 힘든 상황이었어. 그래서 모임이 좀 주춤하더라.
그게 지금까지 영향을 조금 끼치고 있는 거 같아. 그게 좀 아쉽네.
 
  
G:PM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야. 사람들이 다 재밌고. 그리고 중요한 건 이상한 사람이 없어.
오는 게 망설여지거나 꺼려질 수 있겠지만, 겁먹지 말고 와줬으면 좋겠어. 

 
보드 말고 새롭게 관심 가는 분야 있어?
여러 가지 벌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딱히 없는데, 여행가서 보드를 타보고 싶어.
 
 
원래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인가 봐?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하는 편이야.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의 인생 목표는 뭐야?
우선 게임그래픽업계에서 레전드급이 되고 싶어.
이름만 대면 아는 분들이 몇 계시거든. 그분들처럼 되는 게 목표야.
단기적으로는 게임 하나 크게 성공시키고 싶어.
 

 
 처음엔 오 멋있다! 하는 데 갈수록 뒤에 아저씨가 더 눈에 띄는 건 뭐지?


직업 외적인 부분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 평범하고 걱정 없게 살고 싶은 마음이야.
 
                        
여자친구가 옆에 있어서 좀 그렇지만, 꿈꾸는 결혼생활이 있다면?
(눈치눈치)친구처럼 지내고 싶어. 그리고 같은 취미를 즐기면 좋겠지?
 
 
본인만의 좌우명이나 가슴 깊게 새겨놓은 문구가 있을까?
오늘을 마지막처럼 즐기면서 살자? 물론 정말 마지막처럼 살지는 않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
 
 
혹시 회사 때려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약간은 그런 게 있지^^
 
 
이제 거의 마지막인데, 요즘 그렇게 힘들다는 취준생들을 위한 조언 한마디 해줘.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찾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관심이 가는 분야가 정해졌다면 문과, 이과, 전공 상관없이 그걸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 했으면 해.
보통 학생들 보면 마음에 안 들어도 전공에 맞춰서 그냥 직장을 구하곤 하는데 좀 안타까워.
 
 
그럼 진짜 마지막으로 직장인들에게 한마디!
나도 직장생활 한지 얼마 안 돼서 이런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말은 있어.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는 분들이 있는데, 직장을 다니는 것 자체가 프로라는 거거든.
자부심을 가지고 일 할 땐 일하고 놀 땐 놀 줄 하는 멋진 직장인이 됐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