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진행 중이다. 브라질은 왜 새벽에 축구를 하는거죠? 6월과 7월 내내 새벽 축구로 인해 축구가 사람 잡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맥대 에디터는 피파온라인3 유저이기도 하다. 첼시 선수로 깔맞춤을 할 정도로 첼시를 비롯한 유럽 축구와 관심이 많다. 스포츠 특집 1의 내용이 '야구'였다면, 이번 스포츠 특집 2는 '축구'로 구성하고 싶었다. 미친 척하고 이번 우리나라 국대 선수를 만나볼까 했지만 괜히 본능적으로 '호박엿'을 준비하고 '퐈이야~♡'를 외칠까봐 접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지인이기도 하고 지금 인천 송도에 위치한 한국첼시축구학교의 차영진 마케팅 매니저를 섭외했다. 인터뷰 하던 날, 축구하기 참 좋은 날씨더라. (인터뷰 한 날은 월드컵 한국vs벨기에 경기 전날이었음을 공지함)
 
에디터 맥대 이대은
포토그래퍼 타쿠 양소현


 

 

현재 송도에 위치한 한국첼시축구학교 마케팅 매니저 차영진이다.


먼저 묻겠다. 당신은 축덕/축빠인가?
나는 축빠라는 사실을 별로 티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축구는 내게 종교와도 가깝다. 15년 동안 열망해왔던 일을 지금 하고 있다.


첼시축구학교에 대한 소개 좀.
첼시FC 구단에서 블루피치(Blue pitch) 프로젝트라는 이름 하에 유소년 집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첼시축구학교가 그 프로젝트의 메인이다.



학교라고 하니 느낌상 주요 타겟이 유소년이겠군?
그렇다. 축구는 한국에서 문화산업과 구분 지어진 ‘스포츠’에 불과하겠지만, 유럽에서는 축구가 일상이자 문화이다. 첼시축구학교의 역할이 바로 축구를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저 버스는 티머니 교통카드 사용 안 됩니다.


음, 그럼 코치들도 다 첼시 출신인가?
한국인 코치들까지 첼시 라이선스를 취득한 사람들이다. 영국인 코치와 한국인 코치들이 첼시에서 직접 보내준 커리큘럼 하에 지도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도 첼시축구학교 있나?
아시아 10여개 국가에서 학교를 설립/진행 중이고 한국은 그 네번째이다. 한국에서는 여기가 유일하고.


나도 여기서 축구배우면 호날두 1/10 정도 될 수 있으려나. 전문 선수반은 없나?
선수 육성반도 있긴 하지만 아카데미에 비해서 소수다
. 아이들에게 축구 선수가 되야 한다는 부담은 안 주고 있다.


선수 육성 안 하면 무슨 소용?
교육하다가 소질이 있는 아이는 선수 육성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하지만 무조건 선수로 만들려고 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어렸을 때 태권도나 피아노 학원을 갔던 시절처럼 아이들이게 축구를 통해 즐거움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문화라고 말하는 것이다.


 

ⓒ너 슛 제대로 안하냐? 퐈이야 정신이 부족하구만.


좋네. 그럼 본인은 어떻게 이 곳으로 오게 됬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축구선수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아픔 때문에 축구를 계속 하지 못했다.


그 이후 아예 축구 선수에 대한 생각은 접은건가?
고등학교 때 축구부로 대학 진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이마저도 잘 안되서. 그냥 공부했다.


대학 전공이?
무역학.


무역학인데 스포츠 마케팅 일을?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 봤나? 스포츠 에이전시 관련된 영화인데 그 영화를 통해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을 끝까지 유지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축구와 관련된 비즈니스들이 하나 둘 생기는 것을 보면서 기회가 반드시 오리라 생각했지.



ⓒ음...그러니까 저기 '안드레 쉬얼레'랑 '반 힌켈'선수 싸인이 있다는데. 싸인도 영어구나.


매니저급 일을 하고 있으니 스포츠 비즈니스 관련 경험이 꽤 있어야 하겠는데?
앉아서 스펙을 쌓지는 않았다. 스포츠 마케팅 포럼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업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인적 네트워크도 많이 쌓았고. 근데 나는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곳에 왔다고 생각한다.


좋군. 하지만 스포츠 마케팅 관련 일이 배고픈 업계라고 알고 있다.
그렇긴 하다. 미국 유학파 출신도 고액 연봉을 받고 일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런데 나는 해외 경험이라고 해봤자 일본 유학 1년이 전부였으니. 영어도 독학으로 의사소통은 무난할 정도만 했다.
 졸업 후 가게 된 회사가 당신이 작년에 다녔었던 회사였다.


흠, 생각해보니 저번 회사에서 같은 층 업무를 볼 때 영어를 엄청 잘하던데. 그게 독학한 실력이라고?
독학으로 얻은 실력이다. 지금도 가끔 통역 인턴이 못나오거나 그러면 영국인 코치 옆에서 통역도 하고 있다.


여기서 마케팅 매니저로 있는데 정확히 무슨 업무를 하고 있나?
지금은 회원모집과 지역사회 협력, 이벤트 개최 등등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고객 관리가 밑바탕이 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서 일반회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홍보 업무도 하고 있다.


ⓒ왜 다들 출근을 안 했나 싶었는데. 


제라드급 멀티 플레이어인줄? 혹시 저번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지금 도움 되나?
그렇다.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초, 중, 고등 학원 영업을 했었다. 그 경험이 지금 유소년 회원 증대나 학부모를 상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 공채로 들어온건?
아니다. 축구학교가 개교하기 전부터 상시 모집을 하고 있었다. 마케팅 세미나나 한국 스포츠 마케팅 포럼에 참여한 경험들을 잘 정리해서 지원했지.


오전에 인터뷰하러 오는 길에 블루피치 운동장에서 영국인 코치랑 한국인 코치랑 풋살 하던데. 그냥 심심해서 하는 건가?
영국인 코치들은 3개월마다 교체된다. 첼시 구단에서 직접 파견해서 보내는 코치들인데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라도 그 사람들이랑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목요일 아침마다 같이 축구를 하고 있지.


첼시축구학교만의 문화라고 하면 되겠군. 
축구가 업무이고 회사 업무가 곧 축구다.



ⓒ알고보니 직원들이 모닝 축구를 즐기고 있었음.

 
축덕이 좋아할만한 회사군. 그런데 유소년 클럽이라면 K리그 구단도 운영하고 있는데, 첼시축구학교만의 차별점이 있을까?
K리그 구단의 운영방식은 답사를 해 본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강점이라고 하면 영국 첼시구단에서 파견한 코치에 의해 매번 새로운 축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정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한데? 
방금 말한 점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여기는 축구를 훈련이 아닌 놀이로 가르치고 있다. Chelsea way is Fun! 아이들이 못 따라와도 절대 질책하지 않는데. 오히려 더 격려하고 칭찬한다.


아이들이 더 축구를 좋아하게 만들고 있군. 나는 개인적으로 축구장이 더 마음에 드는데.
피파규격의 축구장 1개면, 유소년 규격의 구장 2개면, 풋살구장 3개면을 갖추고 있고 첼시FC 고유의 색깔을 표현한 파란색으로 잔디를 깔았다. 유소년 축구클럽으로서는 최초로 모든 규격의 전용구장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다같이 퐈이야~♡


멘트를 준비라도 한 듯. 다른 유소년 클럽이랑 경기도 하던데 보통 경기 성적은 어떤가?
초창기때는 우리 아이들이 아주 큰 스코어로 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세 역전이다.혹 경기를 지더라도 1, 2골 차이고 경기 내용만 보면 티키타카 플레이로 점유율이 높은 경기를 한다. 일명 ‘첼시타카’라 하지. 이긴 경기나 다름없는 경기들을 하곤 한다.



좋은 시설, 좋은 환경 그리고 축구에 대한 좋은 기분으로 임하니 성적으로 직결되네. 진짜 첼시 구단 선수들은 여기 온 적 없나? 
아직 없다. 하지만 내년을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여기서 일하면 회사 워크샾을 영국으로 갈 듯 한데. 특히 스탬포드브릿지(첼시FC 홈구장.영국 런던 소재) 로 가는 거 아냐?
원래 8월에 아이들이랑 캠프 형식으로 갔어야 했다. 하지만 EPL은 8월에 개막하는데 학교는 8월말에 개학하거든. 학사 일정이 안 맞아서 못 갔다. 여기서 일하면 영국 가는 맛도 있어야지. 겨울은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축구는 이케 이케 하는거야.


혹시 가게 되면 나도 데려가라. 오늘 인터뷰 사전 조사하면서 '첼시축구학교는 그냥 돈 내고 축구 배우는 학원에 불과하다'라는 부정적 의견을 봤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게 뭐가 문제인가? 우린 자원봉사만 하는 비영리 단체가 아니다. 각 종목의 스포츠 국가대표들도 다들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던가?


아 네…그렇긴 합니다만.
오히려 우리는 제3세계 국가에 헌 축구화/축구공을 보내주기 위해 지역 지자체/학교와 협력하기도 하고 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정당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만큼 기업의 이익은 마케팅 활동에 내재되어야 할 본질 아닌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너무 축구 이야기만 했군. 회사 내부 분위기는 어때?
아까도 말했지만 모든 직원이 일당백으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너무 바쁘다. 하지만 힘들어도 다같이 웃으면서 일하려고 한다.


아까 잠시 사무실에 방문하니 다른 직원 분들은 첼시 유니폼을 입고 일하던데, 유니폼이 근무복인가?
평상시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는 자유복장이거나 유니폼을 입는데, 운동장에 들어서는 순간에는 첼시 유니폼을 입는다.

ⓒ숨은 할리스커피 찾기


축구 회사만의 매력은 없나?
축구로 스트레스 받고 축구로 스트레스 푼다. 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우리 아이들 모습을 보면 스트레스 따위는 금방 녹아 버린다.


주말에도 교육 프로그램 있던데.
토요일 오전9시에서 12시 사이가 가장 바쁘다. 이때는 주로 학부모님 안내하거나, 5,6,7세 아이들이 잘 훈련에 섞일 수 있도록 같이 놀아준다. 아이들을 많이 안아준다.


나중에 자식은 잘 키우겠구먼.
이것도 일이긴 하지만 여기서 배운 아이들이 나중에 정말 유명한 축구선수가 된다면 그 어떠한 보상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FIFA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서 한국첼시축구학교 출신 선수가 ‘저는 차영진 매니저가 만든 밥상에 숟가락을 올렸을 뿐입니다’라고 수상소감 말하면 울겠네. 그럼 본인 여가 생활은 없소?
일요일에 주로 여가 생활을 하는데 이 때 만큼은 축구는 잊어버린다. 하루 종일 잠 자거나, 인천 시내나 서울로 나간다. 평일에 워낙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일요일만큼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저녁에는 회사와 관련없는 축구 클럽에 나가서 축구한다.


ⓒ아이들이 미래다.


K리그 경기는 자주 보시나?
회사랑 집이 인천이라서 인천유나이티드 경기는 자주 보러 간다. 그리고 수원 삼성이랑 FC서울이랑 하는 슈퍼 매치를 본 적이 있는데, 장난 아니더라.


나도 7월달에 슈퍼매치 보려 갈려고. If 본인이 진짜 축구 선수가 된다면 어떤 포지션으로 하고 싶나?
어린 시절부터 지네딘 지단의 플레이를 좋아했다. 포지션은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선호한다. 지금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독일 국가대표 선수 겸/첼시 소속의 안드레 쉬얼레다.


나도 피파온라인3 하면서 그 선수 자주 활용한다. 마케팅 매니저인데 마케팅 이야기는 너무 안 했군. 본인이 생각하기에 스포츠 마케팅의 트렌드나 방향은 어떻게 될까?
지역사회공헌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재능기부 도는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스포츠를 통해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비단 스포츠 뿐만 아니라 모든 마케팅 트렌드의 화두가 되지 않을까.


ⓒ대표님! 내년에는 꼭 회사 워크샾을 영국 런던으로 가시죠.


앞으로 첼시 축구학교 새로운 프로그램 할 계획은 없나?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각종 축구 이벤트를 구상 중이다. 단순 축구 대회가 아니라 축제의 느낌이 나도록.


그래서 첼시축구학교가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고 있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오늘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 진행 중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번 월드컵 관전 포인트라면?
과면 남미 국가가 우승할 것 인가? 그리고 이번에는 어떤 약자가 강자를 잡을 것인가. 코스타리카가 좋은 예다.


하긴 코스타리카가 2승 1무를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
그리고 유럽 클럽에서 뛰지 않는 선수들이 얼마나 큰 일을 해낼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유럽 클럽은 자국 리그, 챔스 리그, FA컵 등등 일정이 엄청 빡빡하다. 호날두를 봐라. 지친 모습이 보인다.


ⓒ난 지금 미쳐가고 있다. 여기 운동장에 내 모든 몸과 영혼을 맡겼다.
축구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 여기가 바로 지금의 내 마음이다.


나는 펠레의 저주를 지켜보고 있다. 본인은 월드컵 어떻게 보낼려고?
어떻게 보내긴. 시간차가 12시간이나 나서 그냥 집에서 조용히 볼 것이다.


아마 새벽에 축구 본다고 회사에서 조는 직장인들도 많을걸? 나처럼.
음. 회사에서 허락이 된다면 틈틈이 낮잠 자거나 아니면 에너지 드링크 빨고 일해야 하지 않나?


오늘 여기로 인터뷰 온다니까 내 주변 축덕들이 첼시축구학교에서 어떻게 하면 일할 수 있냐고 꼭 물어보더군.
우리도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점은 동일하다.


오! 그럼 조만간 공채라도 진행한다는 건가?
그건 미정이다. 아직 함께 일할 사람으로서 최적의 인력이 쉽게 찾아지는 건 아니더라. 솔직히 구축해 나가야 할 일이 훨씬 많다.


 
ⓒ첼시축구학교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슴둥.


그래도 나중에 잘되면 인력이 더 필요할 수 있으니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스타일이라도 알려달라.
먼저 보통 직장생활을 한다는 마음이 아니라 사업을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 바닥에서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우리는 꿈꾸고 있고, 우린 그것들을 실혈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가적 마인드...그리고 또?
스펙? 그 딴거 필요없고. 영어? 기본적인 의사소통만 되면 OK다. 그렇다고 진입장벽이 결코 낮다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축구에 대한 열정, 아이들과의 교감 능력, 그리고 주어진 일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마음자세다. 짧더라도 실무 경험이 있으면 더 좋지.


마지막으로 축구 매니아와 축덕 직장인에게 한마디 하십쇼.(정중한 표현으로 말해야지)
축구를 하나의 문화로 만드는 것. 월드컵만 기다리지 말고 K리그를 찾아가고 직접 축구를 즐겨 하시기 바랍니다.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입니다. 모두 여러분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축구를 어떻게 문화로 느끼냐구요? 그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첼시축구학교로 오세요~^^ (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