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것일까? 또 그러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면 정말 금상첨화겠지. 여기 그 모든 걸 누리며 살아 가시는 한 분이 계시다.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은, 하지만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경험을, 또 삶의 지혜를 축적해 오셨을지 에디터는 궁금했다. 조금은 진지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꿈에 대한 얘기 한 토막이 궁금하다면, '네모의 꿈'이라는 이름의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시는 김윤주 씨의 사연을 들어보자. 지금 시작한다.
에디터 김봉사
포토그래퍼 맥대 이대은


7년째 '네모의 꿈'이라는 바느질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윤주라고 한다. 반갑다.


7년이나? 꽤 오래 됐다.
처음엔 퀼트 등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판매까지 하게 된 건 7년정도 됐다.


공방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10년 정도 은행에 다녔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직장에서 퇴직을 했는데, 당시에 갑자기 일을 관두니 우울증이 생겼다. 그래서 동네 친한 언니가 취미생활을 가져보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시작한 게 퀼트. 하다 보니 재미가 붙고, 재미가 붙다 보니 '아, 이걸 일로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내가 만든 것들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에 재봉틀까지 더해 '네모의 꿈'을 만들게 된 것이지.





직장생활을 하셨을 땐 이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으셨나?
전~혀 없었다. 관심조차 없었다. 직장 다니랴, 아이 돌보랴, 취미 생활은 전혀 관심이 없었지.


처음 시작하셨을 때 나이가 어떻게 되셨는지?
제가 일도 빨리 시작했고 결혼도 빨리 했다. 26살에 처음 퀼트에 관심을 갖게 됐더랬다.


자, 그럼 '네모의 꿈'이 정확히 하는 일은?
일주일에 세 번, 화, 목, 토요일 날은 수업을 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소량 생산을 위주로 하는 샘플링 작업을 한다. 이렇게 만든 작품들을 판매를 하는 것이지. 대량 생산의 경우는 공장에서 찍어 내기도 하지만, 이렇게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공예 제품들을 만들어 주는 경우는 우리 같은 공방에서 많이 진행한다. 진짜 예쁜 옷들은 이런 곳에서 많이 나오는 편이지.(웃음)


수업은 주로 어떤 분들과 진행을 하시나?

저희 수업을 듣는 분들이 직장인이나 주부님들, 20대 중,후반에서 30대, 40대 등 굉장히 다양하다. '하비틱'이라는 취미 활동을 강의로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는데, 최근엔 그 쪽에서 많이 진행하고 있다.


훗, 그럼 '네모의 꿈'이란 이름은 무슨 뜻인가?
원단 조각이 네모나게 생겼잖나. 이 네모난 조각 원단을 연결해서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가방이나 아이들 장난감, 커다란 이불까지도. 여기서 꿈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네모의 꿈'이 여타 홈패션 공방과 특별히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홈패션과는 다르게 재봉틀을 이용한다. 보통은 손으로 하거든. 하지만 손으로 하다 보면 속도감도 떨어지고 원단이 잘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 '네모의 꿈'은 재봉틀을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도 빠르고 원단도 상당히 예쁘게 나온다.
 

잠깐 공방 풍경 구경하고 가보자.





 

공방이 참 예쁜 것 같다. 예쁜만큼 일도 뿌듯할 것 같은데. 일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인가?
직장인 중에서 자기 일이 바쁜데도 정말 꾸준히 나오셔서 열심히 배우시던 분이 있다. 평소엔 조용히 수업만 듣다가 가시던 분이셨는데, 어느 날 제게 자기 아이에게 직접 옷이나 가방을 만들어 준다는 얘기를 하셨던 적이 있다. 모든 수업이 뿌듯하지만 그 순간은 정말 마음 깊이 뿌듯함을 느꼈다.
 
 
프리마켓도 자주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제품들이 거래되고, 또 그 취지도 궁금하다.
한 달에 한 번, 매월 셋째 주 금요일마다 열린다. 주로 작업 후 남은 조각 원단들을 판매하는 시간을 갖는다. 처음엔 그냥 마음이맞고 또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재미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15개의 팀이 참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마켓이 되었다. 햇수로 6년째 하고 있는데, 주변 반응이 좋아서 계속 열 생각이다.


 ⓒ 여기 막 쿠키도 팔고 다른 것도 팔고 그런다? (출처- 네모의 꿈 블로그)

 

마켓 얘기가 나왔으니, 좋은 원단 알아보는 방법도 궁금하다. 전문가에게 직접 들으려니 색다르네.(웃음)
가장 처음으로, 국산이 좋다. 국산 원단이 굉장히 질 좋은 것들이 많이 나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히려 수입 원단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되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원단을 찾는 경우도 많다. 다양하고 좋은 원단들은 동대문에 많이 있다. 원단을 살 때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가방을 만들 것인지, 옷을 만들 것인지 등등. 동대문에 가면 예쁜 것들이 너무 많아 마구 사오게 되는데, 그렇게 사 오고 나면 하나도 쓸 곳이 없다. 그러니 주의해서 사야 할 것! 취미로 하는 분들은 그런 실수 많이 한다. 사실 그런 것들을 되팔기 위해서 프리마켓이 있기도. (웃음)
 
 
자, 말하다 보니 사람 ‘김윤주’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어떤 인생 철학을 갖고 살고 계신가?
은행에서 일을 할 때 직원 교육이 업무였다. 그 중에서도 신입 행원 연수를 하는 팀에서 일을 했는데, 말하자면 직원들이 고객한테 얼마나 친절한 지 감사를 하는 부서였지. 그러다 보니 일반 행원들은 우리 팀이 온다고 하면 ‘너희들은 얼마나 잘 하나 보자.’ 하며 굉장히 싫어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방법이 ‘상관을 까는 것’이다. (웃음) 제일 먼저 지점장의 태도를 지적한다. 예를 들어 지점장이 우리 팀에게 좋게 보이기 위해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오면 가차없이 0점을 주곤 했지. 그 뒤에 일반 행원들과도 소통을 해 보면 우리 팀에 대한 피드백도 좋고, 해당 지점의 능률과 평가 점수도 올라간다.
 
서론이 길었는데, 제 인생 철학은 이렇듯 어딜 가나 ‘즐기며 일하는 것’이다. 매 순간마다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 보고 어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즐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충 대충 억지로 하다 보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제가 요즘 밀고 있는 테마 질문 하나 드리겠다. 과거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과 미래로 점프할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 어떤 걸 타 보고 싶나?

음, 사실 과거에는 직장 생활도 해 보고 자영업도 해 보고, 많은 것들을 해 봤다. 그래서인지 미래가 더 궁금하다. 내가 미래엔 정말 또 다른 꿈들을 이뤘을지 너무 궁금하다.
 
 
오,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나? 꿈이 뭔가?
제가 뭔가 항상 특이한 걸 좋아한다. 바느질 공방을 캠핑카에 옮겨 오는 것이다. 캠핑카 안에 원단과 샘플들을 가득 싣고 이동 수업을 해 보고 싶다.
 
 



5년 뒤면 이룰 수 있을까?
5년은 조금 힘들 것 같고, 한 10년? (웃음) 캠핑카 사는 데만 1억이 넘더라. (웃음)
 
 
후훗, 그럼 5년 뒤엔 뭘 하고 있을까?
음, 1년마다 시장이 너무 크게 변해서….(웃음) 수업이나 판매 일들은 계속 하고 있을 것 같고, 아직 시도하지 못한 것 중에 ‘리빙 페어’(박람회)가 있다. 사실 부스가 아주 비싸서 큰 회사들만 리빙 페어에 나가곤 하는데, 개인 공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꼭 그런 페어에 참가해 보고 싶다. 그것 말고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모두 해 볼 생각이다. 적금을 들어서라도.(웃음)
 
 
자, 이렇게 바쁘게 사시는데,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제 포기한 것 같다. (웃음) 서로 각자의 일들을 알아서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굉장히 독립적이었던 것 같다. 가족들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주고 있지, 내가 가족들을 돕는다기보다.(웃음) 계속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바쁘다. 내가 많이 신경을 못 써 주는데, 그만큼 알아서 잘 해주는 아이들과 남편이 정말 고맙고 좋다. (웃음)
 
 
가족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항상 고맙다. 그리고 평소에 맛있는 거 못 해 줘서 정말 미안하다. (웃음)
 
 
(웃음) 아, 손재주 좋으셔서 요리도 잘 할 것 같은데?
아니다. 그냥 급할 땐 하는데, 마음만 앞서지 잘 하진 못한다. (웃음)
 
 
자, 그럼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마디 해 달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돈을 벌면서 한다는 것이 굉장히 행복한 일인 것 같다. 항상 나는 그 때 그 때 원하는 일들을 하면서 살아온 것 같아서, 과거에 대한 후회가 없다. 자기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독자분들도 그런 일들을 많이 찾으셨으면 좋겠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