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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들은 모를수 있겠지만, 무려 12년 전 EBS에서 획기적인 영어 방송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름하야 '잉글리시 카페!' 이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 영어는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는 공식이 나왔죠. EBS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종영되기 전까지 7년 동안 잉글리시 카페를 진행하셨던 문단열 선생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문단열 선생님의 이야기, 지금 시작해보겠습니다.

에디터 이대은
포토그래퍼 이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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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오자 없는 영어, 고통스럽지 않은 영어를 전파하려는 영어 강사 ‘문단열’이다.


단열’이라는 이름이 흔한 이름은 아닌 듯하다. ‘삼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봤는데. 특별한 사연이 있는건가?
아버지께서 원래 내 이름을 ‘다니엘’로 하려고 하셨다. 하지만 당시 호적에는 외래어/순한글 이름 등록은 힘들었다. 그래서 발음이 최대한 비슷하게 단열로 했다. 제단의 기쁨이라는 뜻이기도 하지.


선생님에게 많은 타이틀이 따라 다닌다. 엽기강사, 스타강사 등등. 본인이 좋아하는 타이틀이라도 있는지?
스타강사 이런 거는 너무 오글거린다. 스승이라는 단어도 인격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성신여대 재직 시절 들었던 교수라는 직함도 부담을 많이 느꼈다. 나는 그냥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게 제일 좋다.


그렇다면 인터뷰하는 동안 선생님으로 불러야겠다. 영어만 수십년 간 가르쳤는데 아직까지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일부러 젊게 살거나 젊어지려고 노력한 적은 없다. 지금까지 청년/대학생들 위주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들이랑 동질감을 느껴지게 된 거 같기도 하고.


음. 그렇다면 청년들을 많이 만나서 내외면으로 젊어 보인다고 하면 될라나?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 근데 가끔 거울을 보면 내 모습에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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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배우고 싶어? 그러면 종로로 와. 빨로 빨로우미~


저번 주에 인터뷰했던 김대균 선생님은 중3 영어 선생님을 계기로 영어를 열심히 하셨다고 했는데, 선생님은 영어를 좋아하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계기라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그냥 영어에 미쳐있었다. 요즘 말로 선행학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혼자서 영어 교과서 보면서 공부했었다. 그냥 영어를 비롯해서 어학 과목이 재미있었고 잘했다. 중학교 때 이미 영어 회화의 기본은 마스터했다.
 

영어 교과서로 공부하는 거 말고 다른 영어 학습법도 있을 거 같은데?
그냥 영어 관련된 거라면 모두 공부했었던 기억이 있다. AFNK(미군 라디오 방송)을 많이 들으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거의 영어 공부에만 10시간을 투자 했지. 영어 공부에 동기 부여가 됬던 일도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렸을 때는 대전에서 살았는데, 우리 동네에 외국인 학교가 있었다. 그 때 처음 미국 사람을 만났는데 신기하기도 했지만 세상에 대한 눈이 확 떠졌다. 그리고 그 때 당시가 전두환 시절이었는데 시대적 배경도 영어 공부에 작용했었다.


나와 세대가 달라서인지 큰 연관성은 없어 보이는데?
알다시피 그 때에는 언론 통제가 심해서 한국의 실상을 알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때 만난 외국인들은 외신 기자 아니면 선교사였다. 그들은 한국의 실상을 잘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영어가 한국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지. 영어가 앞으로 내 운명을 좌우하게 될 존재가 될 것을 깨달았다.


영어를 통해 또 다른 세계관을 가질 수 있게 되었구나. 그러면 왜 하필 학교가 아닌 학원 쪽 강사였나?
영어 가르치는 일 자체는 좋았다. 중3때 부터 동네 아이들에게 용돈벌이로 영어를 가르쳤으니. 하지만 내가 공교육 기관에서 있었다면 창의적으로 가르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룰 안에 있는 것도 싫고, 그런 체질도 아니다. 지금까지도 입시용 교육을 해본 적이 없다.


영어에 대해서 단순히 과목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 것 같다.
나는 영어를 비롯해서 외국어 자체가 또 다른 세계관을 짓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외국어를 공부하지 않는다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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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잘 찾아오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러면 어학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되야 다른 사람한테 강의를 할 수 있을까?
출중한 어학 실력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나는 ‘전달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 동시통역사가 강의를 100% 잘 하는게 아닌 것처럼. 꼭 특정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이야기해보면 어떤 분들은 선생님이 영어 전공을 하신 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학부 전공은 ‘신학’이시다. 이건 어찌된 영문인지?
사실 대학 전공은 가족 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다. 나는 원래 영문과나 정외과로 가고 싶었는데 점수가 약간 모자랐다. 아버지가 목사님이셔서 신학과로 가는데 조금 영향이 있었다. 입학하고 나서 영문과로 부전공을 선택했는데, 영문과 수업을 더 열심히 했었다. 지금도 영문과 동문들이 날 기억하는 걸 봐서는 어느 정도로 열심히 했는지 상상이 될 거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에 미쳐있다고 하셨으니, 영문과 학생들보다 영어는 훨씬 잘 했겠다?
그렇다. 회화는 영문과 학생들보다 훨씬 잘 했었다. 남들이 미국 교포로 오해하기도 했지. 중고등학생 때 수학이랑 화학은 포기하고 영어 공부했었는데 그 정도 실력이면 말 다했지.


그렇다면 유년시절 선생님은 어떤 아들이었나?
딱히 반항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만의 성공을 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하셨던 일도 하고 싶었지만 먼저 사회 경험을 하고 싶었고, 성공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단지 예전에 3번 정도 사업 실패했을 때 부모님께 많이 죄송했었지.


이번에는 선생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묻고 싶다. 영어 회화를 전문적으로 가르치시는데, 손짓 발짓하면서 가르치신다. 혹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언어 습득에 몸짓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과학적으로도 검증된 사실인데 이야기를 하면서 손짓을 하면 머리 속에 의사 전달에 대한 이미지가 들어간다. 언어는 그림이 없으면 정확하게 전달되기도 힘들고 기억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제스처를 취하면서 하면 어순에 대한 순서도 정해진다. 그래서 회화를 할 때 손짓을 많이 쓰기도 한다. 덤으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이끌 수도 있고.


그래서 선생님께서 EBS 잉글리시 카페 진행하실 때 춤추듯이 진행하신 거였군. 잉글리시 카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방송이었는지 궁금하다.
오랜만에 그 이름 들어보네.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EBS에서 여러 가지 컨셉을 가진 영어 방송을 준비 중이었다. 내가 그 방송 진행자 후보 중에 한 명이었고. 방송국 실무자께서 식상한 영어가 아니고 좀 참신한 방송을 하자고 했는데 결국 내가 진행자로 섭외되었다.


ⓒ잉글리시 카페가 뭐야? 하시는 분이 계실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마 지금 중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모를듯. 여기서 세대차이가 나는 건가...아 눙물이.. 
(출처-Youtube)


그렇다면 그때 당시 이미 유명세를 날렸다고 보면 되겠나?
전국구로 유명한 건 아니고, 그냥 동네에서 유명한 정도였다.


프로그램 최종 컨셉은 누가 다 만든건가?
최초 컨셉은 방송 관계자가 만들었는데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내 개성에 맞췄다. 새로운 시도이긴 했는데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는 엽기적으로 보였나 보다.


영어 방송 외에도 교재 출판, 학원 관련 사업을 많이 하셨는데, 사업은 왜 많이 시도하셨는지?
그냥 일개 강사가 싫었다. 하지만 이전에 했던 사업이 안 좋은 결과를 낳자 나 자신은 장사꾼 체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 이걸 깨닫고 철드는데 20년은 걸렸어. 지금은 그냥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일을 많이 할 뿐.


영어를 매개로 해서 학생들을 만나시고 계시는 군. 그런데 우리나라는 영어에 너무 미쳐있는 거 같고 영어를 못하면 사회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풍토가 되어 버렸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나는 일개 과목이 받아야 할 그 이상의 권력을 영어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게 권력이 집중되다 보니, 영어가 모든 학과의 성적을 좌지우지하게 되었다. 결국 학력의 중심에 영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 셈이지.


그렇긴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영어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특유의 학력을 중시하는 문화에 영미권 선진 문화가 조합되다 보니 그 권력이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 중에 똑똑한 사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영어 잘하는 사람 중에 멍청한 사람이 없다는 공식이 점점 성립되고 있다. 영어의 권력화, 이 점은 50년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흔히 말하는 ‘강남 엄마’들의 영어 조기 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영어 유치원도 들어 갈려면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가야 되는데.
영어 조기교육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잘만 하면 7,8개 국어도 할 수 있을걸?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아이가 영어를 즐기고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팔만 비틀어서 한다면 무슨 소용이야? 오히려 애들이 ‘영어’라는 단어만 들어도 기겁할 걸?


선생님이 유년 시절이었을 때는 영어가 인기가 없었나?
그때도 영어는 마찬가지로 엄청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이랑 그때랑 영어 평균 실력은 비슷했다. 오히려 그때는 영어 실력의 차이가 없었는데, 요즘은 잘하는 사람은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못하는 일이 더 많아지고 있다.


ⓒ무한도전 품절남 편에 우정출연하셨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7:00 부터 또는 12:02~15:10 또는 18:50~24:00 이 구간 보세요.
(출처-Youtube)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한다... 문득 선생님의 자녀분들은 영어 잘하는지 궁금하다. 알기로는 둘째 따님을 2개월만에 영어 전교1등을 만드셨다던데.
그거는 내가 직접 영어를 지도한 건 아니고, 공부하는 방법만 알려줬다. 일부러 공부해라고 시키지도 않았다. 스스로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쯤 지도해줬더니 금방 실력이 오르더라. 둘다 회화는 잘하는 편이다.


인터뷰 초반에 어학 자체를 잘하셨다고 했는데 영어 이외에 제2외국어 하시는 거라도 있는지?
중국어랑 일본어도 한다. 중국어는 초중급 수준인데 학원에서 작은 중국어 클럽 운영하고 있고, 일본어는 잘한다. 예전에 KBS 월드 라디오에서 한국 홍보용 일본어 방송을 했었는데, 내가 진행했었다.


역시 언어에 타고난 재능이 있으시군?
재능이라기 보다는 독한 노력이 한 몫 했지. 내가 공부하는 걸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거다.


지금까지 걸어오시기 위해 많은 노력도 있으셨지만 인생의 굴곡도 숱하게 있었다. 이러한 일들은 극복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되었던 존재는 무엇이었나?
준비했던 사업이 망했을 때 정말 힘들었다. IMF를 겪던 시대라 더 힘들었지.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가족이랑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았다. 인생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책’이 아니라 ‘사랑’이거든. 공포의 천적은 사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또는 학원 수강생들과 많이 만나는 것도 사랑의 힘을 실천하기 위해서인가?
그렇다. 나는 청년들이 헛것을 보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오늘 인터뷰는 나에게 의미가 크게 와닿는다. 마지막으로 오피스N게 한마디 하자면?
유일한 현실은 사랑이다. 이거 이외는 모두 헛것이다. 어려운 현실을 사랑으로 극복해야 하고 관계만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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