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남자가 있다. 왜냐고? 그에겐 맛있게 먹든 말든, 일단 손을 뻗어 패를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니까. 영상 프로덕션 ‘쉘든스튜디오’ 김동훈 대표는 네 명의 멤버들과 함께 사업을 꾸리고 있다. “진짜 우리 멤버들 부자 되게 할거야!’”라 외치는 호쾌로운 사나이를 만나보자.


 
에디터 유지수
포토그래퍼 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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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프로덕션 ‘쉘든스튜디오’대표 김동훈이다.
 
 
끝? 이렇게 단촐한 소개라니. 영상 창작 집단이라든지 그런 말 좀 붙여보시죠.
그거 다 있어 보이게 하려는 거다. 꾸미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회사명은 뭔가 있어보이려고 한 것 같은데, 왜 ‘쉘든스튜디오’인가?
내 영어 이름이 ‘쉘든’이다.
 
 
아…! 아. 아아? 아, 아하. 아…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에 쉘든 이란 캐릭터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내 영어 이름을 쉘든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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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tain Fantastic Faster Than Superman Spiderman Batman Wolverine Hulk And The Flash Combined
지구상에서 가장 긴 이름이다. 다음 회사명은 이걸로 해주세요.

 
아, 난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란 유명한 대사를 한 가십걸의 블레어를 사랑한다. 그럼 난 이제 블레어인가. 평소 허당이란 소리 많이 들을 것 같다. 갑자기 궁금해 지는데 꿈이 있다면?
진짜 내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고 싶다. BMW, 벤츠 끌고 다니게 하고 싶다.
 
 
영상 일 하면서 BMW, 벤츠 끌고 다니려면 맛탱이 갈 정도로 야근크리 해야 한다. 사실, 그만큼 일을 해도 대표 배만 부르지, 직원들에겐 월급이나 몇 퍼센트의 인센티브 정도다. 동훈 씨는 직원들에게 얼마나 월급을 주고 있는가?
나와 함께 일하는 친구들은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월급도 일정금액이 정해진 것이 아닌, 프로젝트를 완료 후 금액을 나누거나, 내가 외부에서 촬영, 편집 일을 해서 받아온 금액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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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다섯 애기들 월급 줘야지.


사람 욕심이라는 게 있다 보니, 수익을 정확하게 나누긴 애매할 것 같다. 본인 혼자만 일하고 온 금액을 나누는 것도 아까울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에 돈이 들어왔을 땐, 직원들에게 얼마를 나눠줘야 할 지 많이 고민했다. 내가 쓸 금액 빼고 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 번 마음을 잘 못 먹으면 계속해서 욕심이 생길 것 같았다. (웃음) 말은 번복할 수 없으니까, 미리 말해버렸다. 우리 다같이 나누자!
 
 
아, 스스로를 봉인한 거구나. 
나는 이등병 때부터, ‘난 병장 되더라도 항상 화장실 청소해야지.’라 마음먹었고, 실제로 말년병장 까지도 화장실 청소를 했다.
 
 
아, 인터뷰 중에 군대 이야기는 조또마떼 자제쿠다사이. 현재 다섯 명의 팀원과 함께하는 걸로 알고 있다. 멤버 중에 여자친구도 있던데, 공동 창업자인가?
아니다. (웃음) 그 친구는 모션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종종 회의감을 느끼곤 했다. 음, 500만 원짜리 모션그래픽을 만들어도 정작 본인에겐 월급만 딱 떨어지니까 남 돈 벌어다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더라. 우리 회사는 본인의 능력만큼 일을 하고, 돈을 받아가는 시스템이니까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
 
 
나도 남자친구와 도란도란 카페를 운영하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감정이 섞이다 보면 문제들이 생길 것 같더라. 여자친구랑 일하면 어떤 점이 힘든가?
싸운 게 일로 옮겨가고. (웃음) 아침에 싸우면 하루 종일 영향도 끼친다. 아! 이런 경우는 좀 섭섭했다. 내 주장에 타인이 반기를 들 때는 ‘아 그래?’ 생각이 드는데, 여자친구가 반기를 들면 ‘뭐야! 내 편이 되어야지!’란 생각이 순간 들어라. (웃음) 지금은 서로를 너무 잘 아니 배려해 주고 있다. 나만큼 열심히 일해주는 여자친구에게 늘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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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 곳 잃은 손, 어깨에 올려놔도 괜찮읍니다. 외롭지 않아요, 저.

 
자, 그럼 다시 일 이야기로 돌아와서 쉘든스튜디오에 대해 찾아보니, ‘매드지’, ‘개그크루’란 키워드가 나오더라.
유투브로 돈 벌어보자! 해서 만든 게 ‘매드지’다. 매드지는 비언어적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쉽게 말해 보컬이 없는 피아노, 첼로 등 언어의 제약 없이 전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 개그크루는 개그맨 김경진 씨를 포함해 여러 개그맨들과 함께 만드는 개그팀이라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  쉘든스튜디오에서 제작한 Let it go - Frozen OST Cello Cover(Dahong) (출처 - Youtube)



 
ⓒ 렛잇고 대란에 치진 귀들은 이 영상을 보세요. This love+Lucky strike+Moves like jagger-(Piano Cover)Piachocolat(출처 - Youtube)


벌여놓은 일이 많은 것 같다. (웃음) 그만큼 많은 장르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는 거겠지. 고가의 촬영 장비, 월세 등 지출이 많을 것 같다. 집에서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시는 건가?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신다. “2년 동안 돈 못 버는 건 각오해라. 당연한거다.”라 말씀하시더라. 건축 일을 하고 계셔서 그런지 장비가 얼마나 중요하신지 알고 계신 것 같다. “예술을 떠나, 기술직인데 장비 없어서 되겠냐.”하며 주시더라. 큰 힘이다.



초기 투자금 마련은?
KBS에서 PD로 일하면서, 사진 촬영 아르바이트 등 프리랜서 일을 하며 창업 초기 비용을 모았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시점에 KBS를 그만두고, 창업 1000프로젝트에 계획서를 냈다. 1000프로젝트 진행 내내 돈을 모아서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바뀌고 그랬다.
 
 
창업 초기엔 모두 다 그렇다고 하더라. (웃음) 왜 함께 인연을 이어가지 못 했나?
지금도 비슷하지만, 과거에 나는 당장의 수익이 중요하지 않았다. 투자라고 생각했고 사실 지출이 더 많은 생활이었다. 온전히 내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니, 멤버들 생각은 못 했었다. 멤버들은 당장 직장이나 안정된 수입이 필요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고 미안하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뜻이 맞는 멤버를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웃음) 지금 멤버 구성은 참 좋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만약 회사가 망하면 뭐 할건가?
이제는 진짜 안 망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 안 망했으니까. (웃음) 진짜 망한다면 해외로 도피할까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영상, 사진 기술이 해외에선 고급기술로 인정해준다. 지금 친구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앞으로 조금 만 더 버티면 성공할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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