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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 내 CCTV를 달아서 직원들 감시하는 건요?", "최근 뉴스에 이마트가 나왔던 사건은요?", "불온서적 사건은요?" 인사담당자인 그녀에게 못 된 질문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전 노란피가 흘러요."라며 밝게 웃는 그녀에게 무장해제 당했다! 이 한마디가 그녀의 충분한 대답이 아닐까.

 
에디터 유지수
포토그래퍼 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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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디 에어>의 주인공 조지클루니는 해고 담당자다. 해고를 통보하고, 분노하는 사람을 진정시키고 더 좋은 기회라 설득한다. 사람 들이는 것만큼, 내보내는 것도 쉽지 않다. 인사부에서 해고를 담당한 적 있나?
우리나라엔 아름다운 노동법이 있다. 해고를 담당하는 부서는 없고 발령, 승격을 주관하는 부서는 있다.

 
직원 수 1천 명이 근무할 경우, 해당 기업의 인사 팀 소속인원은 평균 16명이라는데, 이마트 인사팀은 현재 12명이다. 일이 버겁지 않은가?
후배만 내 밑으로 6명이다. 군대로 치면 상병정도인데, 이마트 직원이 총 2만 6천 명 정도다! 인원이 부족하다. 개인적인 바람으론 30명까지 인원이 늘어났으면.

 
2만 6천 명? 인사팀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은데 좀 뽑아주지! 인사팀이 유독 티오가 적다더라. 이마트는 입사 후, 2년 동안 점포 경험을 한 후, 부서 배치 면담을 한다고 들었다.
무조건 인사팀에 가고 싶다고 광고한 탓이다. 입사 동기가 40명 정도였는데, 날 많이 부러워했다. 하고 싶은 일하는 1%라면서. 음, 글쎄. 사실 99%의 사람들이 자기가 어느 부서에 가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없다. 그냥 현재하는 것만 싫은거다. 아 여기 싫어!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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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 6천 명의 훈련병들을 관리하는 상병 이은영

 
2년 동안 점포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신입사원들의 불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은영 씨는 불만 없었나?
좋은 대학 나와서, 목장갑 끼고 박스 나르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지.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더 힘든 건, 유니폼을 다 입고 있으니까 아르바이트 학생인 줄 알고, 무시하고 때리는 사람들이었다. 창고로 도망간 적도 많다. 좋은 점은 일 하면서 되게 좋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는 거? 착한 사람. 겸손한 사람으로.(웃음) 사실, 이직 상담을 받기 위해 선릉에 있는 유명한 오피스텔에 있는 역술원에도 갔다. 

 
잡코리아, 사람인 좀 뒤져보지 역술원이 뭐람. 역술인이 뭐라던가?
"이직 할 수 있을까요?"라 물으니, "그 좋은 회사 이직해? 그럼 이 건물 사람들은 뭐냐! 이직해서 뭐할껀데?"라 하더라.


개소리 듣고왔네. (웃음) 이제는 충성 직원인가 보다. 은영 씨가 쓴 책 저자 소개 페이지를 보니, 회사에서는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다 못해 과해서 ‘부담스러운 부하직원 1호’라 적혀있더라. 부담스러우면 안 좋은 것 아닌가?
상사가 이 정도 선으로 했으면 좋겠다 하는 업무도 내 욕심으로 더하는 스타일이다. (웃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으면 고객들은 다 떠나가고, 결국 회사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상해. 상사가 “하루짜리 교육 짜와라.” 하면, “그렇게 해선 전혀 되지 않습니다.”라면서 3개월짜리 플랜을 만든다. 내가 생각해도 부담스럽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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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부팀이면  행보관  정도인가.

 
회사에 뼈를 묻을 생각인가. 인사 직무는 눈에 확 보이는 성과를 알기 어려워 고위 관리자로 승진하기 어렵다더라. 더군다나, 은영 씨는 워킹맘이다.
내가 갖고 있는 상황들을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불리할까 아닌가를 따지고 싶지 않다. 그냥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한다. 약간 강박 같은 게 있다. (웃음) 어제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산다. 어제의 내가 지식의 소비자였다면, 오늘의 나는 지식의 생산자가 되고 싶다.
 

인간은 돈과 물질, 자연들을 소비하면서 산다. 세상에서 적어도 하나를 생산했다면 멋진 삶일 것이다. 요즘엔 워킹망을 위한 태교서를 쓰고 있다 들었다. 시중에도 많이 있는 책 아닌가?
임신 당시 태교서를 많이 읽었는데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았다. 소아과 의사, 프리랜서 워킹맘들이 써서 그런지. 직장인 라이프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이 적혀 있더라. ‘직장 생활을 해 본 거야?’ 화딱지 나서 쓰기 시작했다. 하루에 7번 밥을 나눠 먹으래. 뭐야 공주야? 미친 거 아니야? 아침도 못 먹고 출근하는데! 대한민국에 존재할 나 같은 워킹맘을 위해 빨리 책 마무리 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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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저 산은 뭔가? 좀 거슬리는데."
 
인사 담당자가 글도 잘 쓰면 곤란하지. 이마트에 자소서 낼 지원자들이 얼마나 쫄리겠나! 지금껏 받아본 자소서 중에 가장 어이없던 내용은 뭐였나?
본인 인생에 있어서 큰 성취를 쓰라고 하니, ‘군대 간 연하 남친을 기다린 것.’이라 적었더라. 진정성이 막 뚝뚝 떨어진다. 그런데 뭐 어쩌라는 거니! 네가 하고 싶은 말 말고 회사에서 듣고자 하는 말을 적어줘야지. 혹시, 요즘 트렌드인가? 유독 군대 간 남자친구 기다렸다는 자소서가 많이 들어오던데. (연하의 군인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에디터는 말을 잇지 못 했다. 곰신 이 여편네야. 주책 부리지 말고, 그런 글 곰신 카페에 싸지르라고!)
 

20대 초 중반에게, ‘내 인생의 위기.’, ‘살면서 역경을 극복한 사례.’를 묻는 건, 자소설 써오라는 주문 아니냐. 공부하다 대학 가고, 대학에선 스펙 쌓고. 다 경험이 비슷비슷한데.
환경도 문제고 나라의 교육 시스템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본인의 잘못이다. ‘내가 뭘 할 때 살아있다고 느꼈지?’, “5년 후에 난 어떤 사람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라. 학생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핸드폰 보고, 카톡 하고, 중간에 커피 마시고, 자소서 쓸 때 본인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을 하는지 알아봐라. 고작 몇 시간, 며칠로 자신의 라이프를 쓸 수 있을까. 자소서는 20대의 자서전이다. 자서전 쓸 때 며칠 만에 쓰는 사람 본 적 있나?
 

참 아이러니하다. 완벽한 동상이몽이군. 마지막으로 ‘구직난’에 허덕이는 백조, 백수들을 위해 면접 팁을 알려준다면.
모든 회사들이 원하는 변화, 혁신, 진취 열정의 기본은 ‘눈빛’이다. 면접 당시 그 눈빛을 보여줘라.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건, 회사에서 당신들에게 투자를 하겠다는 거다. 지금 작게나마 갖고 있는 능력을, 미래에 어떤 가능성으로 보여 줄 수 있는지 눈빛과 태도로 어필해라. 회사는 미래의 당신을 뽑는다.


중소기업들은 현재 활용가능성을 보고 뽑는데, 역시 대기업이라 그런지 배짱 두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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