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과 피드백, 끊임없이 성장 중인 이랜드 패션브랜드 매니저 홍진민을 만나다.

 

초지일관 한결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야기할수록, 알고 지낼수록 더욱이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오늘 만난 홍진민씨는 후자임에 분명. 그를 처음 보았을 때 든 솔직한 감정은 ‘아. 인상 깊다. 강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마음이 편해지며 이야기가 술술 오고 간다. 실제로 여태까지의 인터뷰 중에 가장 오래 진행했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글을 읽다 보면 그의 풍부한 삶의 컨텐츠를 만날 수 있으니 얼른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김영녕(이하 Y.N) 안녕하세요 진민씨. 반갑습니다. 스스로 자기 소개 해주시겠어요?

홍진민 안녕하세요. 이랜드에서 패션브랜드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홍진민 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Y.N 네. 처음으로 다룰 이야기는 진민씨의 WORK 부분이에요.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이랜드 패션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계시지만, 어릴 적 진로에 대한 고비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홍진민 네. 잘 알고 계시네요. 이야기가 길어 질 텐데.. 학창시절 때부터 말씀 드릴게요. 저희 가족이 모두 운동을 잘해요. 그러다 보니 어릴 적부터 공부는 안하고 운동을 주로 하면서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어요. 어머니 아버지도 저한테 공부하라 잔소리하시지도 않아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막상 대학 가려고 하니 공부를 너무 못하는 거에요. 저는 수학공부를 했던 기억이 아예 없을 정도에요. 다른 과목공부도 거의 한 적이 없으니 대신 잘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했어요. 마침 실기도 잘나와서 이거다 싶었죠.

  


Y.N 고비 없이 잘 풀려 가는데요?

홍진민 아니에요. 이제 시련이 와요. 하하하. 고등학교 3학년 9월에, 학교에서 턱걸이하다가 어깨 근육이 찢어졌어요. 제가 그 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니 심각했죠. 병원에서 2년간 운동하면 안된다는 진단을 받았을 정도였으니 운동으로 대학갈 계획은 무산이 됐죠.

  

Y.N 아 정말 아프셨겠어요. 그래서 대학은 포기했나요?

홍진민 네. 결국에는 그냥 졸업했어요. 일단 군대 가기는 무섭고 직장을 가자니 고졸이 일할 곳 은 한정적 인 거에요. 열심히 방황하다가 공부밖에 선택할 게 없다 생각해서 3월에 재수학원 들어갔어요. 첫 모의고사 점수가 123점. 잊혀지지가 않아요. 생각해보면 그 때 당시에 ‘앰팩트’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그래서 저한테 ‘임팩트’라는 단어가 임팩트 있어요. 하하하

  

Y.N 아픈 과거인데 웃겨요. 하하

홍진민 철이 없었죠. (웃음) 재수 3개월 차에도 150점 안팎이었어요. 그래서 6월에 학원에서 나와 혼자 공부했어요. 한달 간은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 지 그 생각만했고 제가 내린 결론으로 2개월 공부했더니 성적 올랐어요. 다시 학원으로 갔지만 수학 선택 안하고 400만점에 360점정도 맞았으면 인간승리 한 셈이죠.

  


Y.N 굉장한데요. 의지의 한국인!

홍진민 네. 그 때 느꼈어요. 최초의 성공경험이에요. ‘용기’를 얻었어요. ‘나도 몸이 아니라 머리로도 뭔가를 할 수 있어!’ 라고 깨달았죠. 

 

  

Y.N 멋있어요. 자신이 한 것에 큰 성과를 직접 체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값진 경험일 거에요.

홍진민 그렇죠. 제 자신이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Y.N 그 덕분인가요? 대학시절에 연합동아리랑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 등 활발하게 활동 하셨더라고요.

홍진민 네. 원래 법대 입학했는데 광고분야를 하고 싶어서 전과 했어요. 먼저 ‘애드피아’ 연합동아리를 통해 제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다른 이들을 많이 만났어요. 저는 기획만 좋아하는데 그 안에서 진정한 디자이너와 카피라이터를 봤어요. 처음으로 협업을 해보며 많이 배울 수 있었죠.

  



 

Y.N 그리고 삼성전자 마케팅 프로그램을 2개나 하셨어요.

홍진민 첫 번째로 한 것이 ‘애니콜 드리머즈’에요. 스마트폰 처음 출시 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자 젊은 유저들로 하여금 기획, 광고, 인터넷 바이럴 등을 하도록 해서 많은 경험을 했어요. 당시 경쟁률 60:1 이었어요. 경쟁률이 높죠? 진짜 갤럭시를 줬거든요. 하하 그리고 활동에 따라 해외에도 보내주고 태블릿 PC도 주고 더불어 삼성입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어요. 그리고 애니콜 드리머즈가 끝난 후에 : 다음 기수 친구들 가이드&멘토를 하는 6명 안에 뽑혔어요. 운영진으로 활동 하면서 멘토 역할을 한거죠. 그 활동 이름이 ‘모바일러스’에요.

  


Y.N 와. 여기서도 굉장히 잘 해내 셨나 봐요. 그런데 ‘후즈 넥스트’라는 이랜드 인턴십 프로그램도 하셨네요?

홍진민 감사합니다.(웃음) 네. 1기 하고 없어진 프로그램인데, 한 번 했던 인턴프로그램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니 저는 운이 참 좋았죠.

  


Y.N 럭키가이. 여기서도 무슨 활동을 했나요?

홍진민 프로젝트를 했어요. 이랜드가 일하는 방식이 프로젝트에요. 사업 운영함에 있어서 병목이 되는 부분이나 개선할 부분을 프로젝트로 해결해요. 문제 요소 각 부분에 한 명씩 들어가서 활동해요. 제가 했던 프로젝트는 유니클로처럼 스타일 아이템을 대량으로 발주하면 단가가 확 떨어져요. 그래서 계절에 상관없이 스테디셀러 하나를 골라 대량발주를 하자고 했어요. 그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는 옷을 알아야 하잖아요. 보통은 길거리에 나가서 사진을 찍어 분석해요. 그런데 그 당시 저희는 당장 사진을 찍으면 한 계절 사진들만 모으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옷을 버리는 헌옷 수거장으로 갔어요. 팀원 넷이서 아동복 분류해서 그 안에서 색, 아이템별로 분류해서 모두 수치화 시켜 프로젝트를 풀어갔어요. 엄청 집요하게 했죠. 그런데 평가를 잘 받았어요. 정직원으로 발탁됐죠. 이랜드를 가고 싶어하는 분이시라면 이 점 유념해 두셔야 해요. 집요함이 정말 중요해요. 사실 이랜드가 성장한 배경에는 ‘집요함’이 있어요.

  


Y.N 집요함이라.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어요?

홍진민 우리가 런칭한 브랜드 가게에 들어가서 고객 한 분을 계속 쫒아다녀요. 그리고 동선을 그려요. 그래서 한 사람 들어갔을 때부터 나올 때 까지 계속 그려요. 그래서 예를 들어 100명이 들어갔다면 가장 많이 간 위치가 있잖아요. 그 골든 존에 어떤 상품과 마케팅을 구현 할 것인지 정해요. 이 방법 저는 굉장히 멋있어요. 그래서 이런 점을 추구하는 회장님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Y.N 아하. 이제 알겠어요. (웃음)

홍진민 네. 그래서 이랜드에 입사하고 싶은 분께 얘기 드리고 싶은 게, 집요함. 끝까지 진행할 수 있는 추진력. 무슨 일이든 주면 해결해주는 사람. 이랜드에서 ROTC를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거죠. 주춤하시면 안 되요. 겁먹지 않는 자세 잊지 마세요 (웃음)

  


Y.N 감사해요. 이랜드에 관심 있는 분들께 좋은 tip이네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진민씨의 인생관이 궁금해졌어요.

홍진민 요새 제 인생의 화두는 ‘주인’이라는 키워드에요. 어떻게 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 얼마 전에 여자친구랑 얘기하다 왜 저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말이 나왔어요. 사귄 지 2년이나 됐는데 이제서야 문득 궁금해 진 거죠. 그 친구 말이 당시 저 말고 한 분은 돈 많은 작곡가, 한 분은 연예인 뺨치게 잘생긴 남자,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있었대요. 근데 왜 하필 저를 선택했나 궁금하지 않아요. 제 생각에 그때 저는 참 멋졌어요. 겉모습이 멋졌다는 게 아니라, 물론 매일 운동 하니 몸도 좋았지만 내적으로 미래에 대한 확신, 자신감이 많았어요. 잘 웃었고 항상 당당했죠. 그런데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제 모습이 하나도 안 멋진 거에요. 그냥 회사원. 내외적으로, 매일 피곤하고 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 불만, 부정적인 말 게다가 살도 찌고… 그래서 과연 그 차이가 뭘까?하고 생각했어요. 그 때는 ‘내 인생의 주인은 나’였어요. 제 하루는 온전히 제 것이었죠.

  

 

Y.N 그렇죠. 지금은 아닌가요? 지금도 여전히 진민씨는 홍진민씨 잖아요.

홍진민 지금 제 인생의 주인은 회사에요. 마르크스의 말에 빗대어 보면, 향유하는 시간과 노동하는 시간으로 나누어 인간의 행복을 판단하는 데, 제가 향유하는 시간이 1시간도 안 되는 거에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1시간도 못해요. 그럼 주인이 제가 아니죠? 그 뒤로 주인에 꽂혔어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다가 토익공부 했었어요. 그런데 이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죠. 또 다른 회사가 제 주인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만 뒀어요. 예전에 읽었던 철학 책들을 읽었죠. EBS교양 강의, 새로운 사람들 얘기를 듣고 서점에서 주인으로 사는 방법 키워드를 가진 책을 찾아 읽었어요.

  


Y.N 그 때 깨닫지 못했더라면 지금도 토익 공부 중이 었겠어요.

홍진민 그렇죠. 재취업 준비만 하고 있었을 거에요. 그래서 삶의 방향을 픽싱했어요. ‘난 뭐든 하면 잘 할 수 있잖아’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많아요. 처음엔 내 사업을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에요. 예를 들어 제가 책을 내고 인정을 받아 강의하며 프리랜서 되도 내 삶의 주인은 나에요. 혹은 돈에 대한 욕심 포기하고 적게 벌면서 잘사는 방법을 추구하는 거에요. 이건 SBS스페셜 다큐를 보며 든 생각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대안이 생겼어요. 첫째, . 회사 일이 향유할 수 있는 일과 일치한다면 회사에서 제가 하고 싶은 사업부로 옮기는 거에요. 둘째, 만약 그렇게 못한다면, 대학교 때 하고 싶었던 어플 개발 일을 하고 싶어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시간 아껴 그 분야 공부를 하고 어느 정도 수준이 됐을 때 현재의 삶과 바통터치 하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돈 욕심 버리기에요. 대학교 때, 제 타이틀 중에 하나가 소문난 과외선생님이었어요. 그 점을 살려서 과외 하면서 책보고 글 쓰고, 글을 잘 쓰게 되면 이를 통해 또 다른 수익창출하고. 아직은 완벽하게 셋팅 되지 않아 계속 다듬어 나갈 거지만 현재로서는 이렇게 픽스해두고 있어요.

  


Y.N 구체적이시네요.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관찰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싶어요. 같은 생각을 갖고 고민하는 다른 직장인분들께 좋은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글쓰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진민씨 취미이신가요?

홍진민 네. 책 읽기, 글쓰기가 취미에요. 군대에 있는 동안 120권을 읽었어요. 그 전에도 책을 즐겼지만 이렇게까지 읽지는 않았죠. 군대 가서 책을 많이 읽게 된 계기가 빨리 읽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를 갖을 수 있어서였어요. 천천히 읽으니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정성을 들였죠. 분명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을 테니까요. 예를 들어 알랭드보통의 책은 한 문단 읽고 5분 사색했어요. 책의 깊이에 빠지게 된 거죠. 

 

  



 

Y.N 그렇군요. 그럼 여태까지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있게 있은 책이 있다면?

홍진민 전문서 좋아해요. 프로이트 ‘꿈의해석”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어요. 여기엔 계기가 있어요. 대학 때 동아리활동 끝나고 집에 가기 애매한 시간이라 밤새울 겸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자리도 많은데 합석하자 요구하셨고 저는 일단 알겠다고 했죠. 그런데 그 아저씨가 책 내용이 이해가 안 된다면 도와준다 하시는 거에요. 알고 보니 심리학과 교수셨어요. 젊은이가 어려운 도서 읽는 모습이 대견하시다고 1:1과외를 시켜주셨죠. 공부하고 또 읽으니 전율을 느꼈어요. 그런데 교수님께 강의를 다 들으니 막차 끊겼고 첫차까지 그 교수님과 계속 얘기했어요. 언제 시간이 갔나 싶을 정도였었어요. 글쓰기는 싸이월드가 시작됐을 시점에 수필 같은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저 순간순간의 생각을 써왔는데, 전문 수필집을 읽어보니 제 얘기와 비슷했어요. 글을 통해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겠다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성공하면 제 삶의 과정을 책으로 내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시나리오도 쓰고 있어요. 내용은 아직 말할 수 없지만요. 허허허

  


Y.N 또 다시 럭키가이. 짜릿했던 과외였을 것 같아요. 독서와 글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부드러운 감성남 진민씨한테 거친 남성의 매력도 있던데.

홍진민 격투기 말씀하시는 거죠? 하하하 중3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빠져있었어요. 체육관 가서 배우고, 단증을 땄을 때 에는 체육관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고등학교 때 미스터 인천에도 나가본 적 있어요. 한 달 만에 13kg 살을 빼서 출전했죠. 원래 67kg정도였는데 대회 당시 59kg나갔어요. 그 때 같이 준비한 친구들은 보디빌더 선수로 활동 중이고, 저한테 운동을 가르쳐 주신 분은 현재 미스터 코리아세요.


 (사진출처 : 홍진민씨) 

 

 

Y.N 부드러움과 강인함. 양쪽을 모두 즐기며 살고 계시네요. (웃음) 끝으로 진민씨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진민 저는 제가 하고 싶어하는 방향이 있잖아요. 뚜렷한 생각이 있고, 어느 정도 실천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하고 싶은 게 없어서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을 보면 정말 불쌍해요. 만약 이런 분들 중에 그 마인드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신다면 이 점을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제일 좋은 방법은 책이에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때로는 거리가 있는 서적도 읽어보고, 새로운 일도 해보고, 낯선 이를 만나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중에서도 “실천”. 리비의 법칙을 보면, 한 사람이 영감100 아이디어100을 갖고 있는데 실천0 이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아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죠. 자기 인생의 주인은 ‘나’ 잖아요. 내 삶을 온전히 통제하고 능동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고민을 하고 결론을 냈다면, 실천을 하고 그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끊임없이 ‘나’를 만들어 가는 거에요. 


 

Y.N 오늘 곱씹어 볼 수 있는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진민씨.

홍진민 천만에요. 저야 말로 낯선 일에 도전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동안의 인터뷰가 사회 초년생들에게 유익한 이야기였다면, 오늘 만난 홍진민씨의 말은 20-30대 같은 직장인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인터뷰였다. 철없이 운동만 좋아하던 소년에서 자기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이를 매일 매일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남자로 바뀐 29 홍진민. 그를 통해 나의 삶에 대한 나태한 태도를 반성해보는 동시에 이를 벗어날 수 있는 용기와 그만의 구체적인 방법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