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랑가몰라~
팔색조 매력을 가진 삼성전자 UX디자이너 이호영을 만나다.


Editor 김영녕 /
Photographer 정근욱



무심하게
던진 말 한마디에도 귀 기울이게 되는 사람이 있다. 꾸밈없이 직설화법으로 말하는 데 어라? 시크한 남자인가 싶다가도 말 하나하나에 진정성이
묻어있다. 대화하는 내내 뚫어지게 눈을 바라보며 얘기하는 그 덕분에, 웃으며 얘기한 부분까지 똑똑히 챙겨 담아 들었던 인터뷰. 말 그대로
다채로운 삶을 그리고 있는 이호영. 그가 삶의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살펴보자.



김영녕(이하
Y.N)
안녕하세요 호영씨. 반갑습니다. 스스로 자기 소개 해주시겠어요?


이호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하고 싶어하는 일은 굉장히 많은 사람, 이호영입니다.



Y.N 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호영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이호영
성격을 말씀 드릴게요. 저는 한 번 꽂히면 열심히 하는 성격이에요.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죠. 일할 일할 때에도, 놀 때에도 진지함을
담아서 몰두해요. 또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해요. 여유를 즐길 줄 알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랄까? 그렇지만 사람들 관계에
있어 조금의 갈등이라도 있음 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 모든 이들과의 관계를 늘 원만하게 유지하는 편이에요. 겉으로 보여지는 것에 비해 진지하죠
제가? 하하하






Y.N 네.
의외에요. 저는 굉장히 털털하고 외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이들과 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는 건 타고 난 건가요? 대학생 때 조형대학
학생회장이었다고 들었어요. 리더십이 굉장하셨나 봐요.


이호영 아.
학생회장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글쎄요, 리더십이 남다르진 않은 것 같아요. 제가 학생회장이 되기로 결심한 건 당시 제 주변환경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리고 환경을 바꾸기 쉬운 자리가 학생회장이라 생각해서 선택했죠. 리더십을 발휘해서 사람들을 이끌어 보겠다는 굳은 의지와는 거리가
멀어요. 앞에 나서서 무엇을 한다기 보다 저를 낮추고 들어가서 겸손의 자세로 임했거든요. 저랑 카리스마는 꽤 거리가 있어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대해 공부 하기도 했어요. 허허허. 당시 저는 사람들을 이끌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무엇을 가르쳐 주었다기 보다 오히려 제가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나가는 과정을 배웠어요. 큰 경험이었죠.



Y.N
의외의 면이네요. 그런데 호영씨 이력 중에 시선을 끄는 것이 있어요. 대학교 재학 중에 ‘삼성디자인멤버십 회원’ 이었던데?


이호영 네.
삼성에서 대학생들 중에 디자인 쪽에 관심 있고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지원받아 선별해서 공간,시간적으로 현직디자이너와의 만남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이에요. 학생 때 ‘뭔가 해보자’라는 생각을 생각을 늘 갖고 있었고 마침 프로그램이 전공과 관련 있어서 지원했었죠.
2006~2009년 4년 간 군복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2년 동안 활동했어요. 때문에 그 쪽 멤버십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고 현재에도 꾸준히
연락하고 자주 만나요. 사실 어제도 만났어요. 하하하.



Y.N 우와.
2년 간 많은 일을 해보셨겠어요. 게다가 많은 친구들까지 얻으시고. 부러워요. 현재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


이호영 삼성전자
UX디자이너에요.



Y.N 홍익대학교
들어간 이유도 그럼 어릴 적부터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에서 인가요?


이호영 어릴
적 만화 읽는 걸 좋아해서 그림을 그리다가 계속 그림을 그리려면 전문 교육이 필요하겠다 생각이 들어서 홍익대학교 들어갔어요. 사실 웹툰,
소설가도 제 꿈 중에 하나에요.



Y.N 디자이너
이시다 보면 직업병이 있을 것 같아요.


이호영 네.
당연하죠. 제가 하는 일이 사람들이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디자인하다 보니, 사람들이 쓰는 키보드, 카메라 등을 유심하게 쳐다봐요. 사람들이
키보드를 어떻게 치는지, 휴대전화는 왜 쓰는지 심오하게 고민해요.






Y.N 끊임
없이 생각하고 늘 공부해야겠어요. 직업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이호영 현업에
있는 동기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 7시에 스터디해요. 스터디 이름이 Friday 7 PM이에요. 하하하. 한 번 하면 11시, 12시까지 해요.
불금을 이렇게 쓰자는 취지로 만들었어요. 남들이 놀 때 공부하고 노력하면 당장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아도 10년, 20년 후에 우리의 모습이
굉장히 달라져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Y.N 굉장하네요.
일이 재미 있으신가 봐요.


이호영 네.
저는 천직이라고 생각해요. 회사생활이 정말 재미있어요. 만족스러워요.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잘 포장하여 선물하는 직업이다 보니 제가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직접 시중에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찾아 구매하고 느껴봐요. 회사 밖에서도 제 스스로 또 다른 형태로
업무를 하고 있어요. 온전히 제 의지만으로요.



Y.N 멋지세요.
즐겁게 살고 계시네요. 이제 다른 주제로 넘어가볼게요. 호영씨 라이프 스타일도 굉장히 멋지시던데. 취미로 축구, 낚시, 웹툰 드로잉,
누드크로키, 정물화, 캘리그래피 그리고 작곡까지. 손재주가 굉장하신데요?


이호영 허허허.
어머니께서 손재주가 좋으세요. 어머니가 직접 가구 공예 하시거든요. 저희 집 식탁도 어머니가 만드신 거에요. 현재는 조리사로 일하고
계시고요.



Y.N 호영씨가
어머니를 닮았나 봐요. 취미생활에 대해 들려주세요.


이호영 그런
것 같아요.(웃음) 일요일마다 회사사람들과 축구 해요. 회사 근처 서초중학교에서 하는데, 몸으로 부딪히며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니 사내에서는
상사이신 분도 회사 밖에서는 아버지 같고 자연스럽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게 돼요. 미드필더가 너무 없어서 제가 지원했어요. 뭐든 허리가
탄탄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직 상대적으로 어린 편이라, 쉴 틈 없이 뛸 수 있거든요. 낚시도 사내 동호회에요. 날씨 따뜻한 날에 서해안
쪽 오천항에 가서 바다 낚시해요. 저는 뱃멀미를 함에도 불구하고 멀미약 먹어가며 꼭 가요. 고기가 잡혔을 때 그 손맛을 잊을 수
없어요.



Y.N
젊은 회사원의 이상적인 모습 같아요. 조용하게 홀로 하시는 취미도 많으시던데?


이호영 네.
감사합니다. 하하하. 저는 혼자 있는 시간도 즐겨요. 그림을 많이 접하는 일을 하다 보니 글보다는 그림을 선호해요. 말로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장의 그림으로 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드로잉이 취미인데, 사람 얼굴 그리는 거 좋아해요. 아. 이거 꼭 넣어주세요! 제가
갤럭시 노트 8.0으로 빌게이츠랑 래리 페이지 얼굴 그렸어요. 그들이 회사 방문했을 때 그렸는데 빌게이츠가 제 그림에 사인도 해줬어요. 정말
뿌듯해요. 영광이에요.(웃음) 또 웹툰도 취미로 그리고 있어요. 학생 때 웹툰 연재하려고까지 했어요. 작가는 재테크라고도 생각해요. 제가
할아버지여도 할 수 있잖아요. 멋지고. 그러고 보니 저 윤태호작가 사인도 받았어요. 작가님 사인회 하시는 날 알아두었다가 달려가서 사인 받았죠.
이 것도 뿌듯해요.





(이호영씨가
제공해주신 빌게이츠, 래리 페이지 드로잉)



Y.N 얘기하면
할수록 느끼는 거지만 굉장히 다재다능 하시네요. 최근 캘리그래피에도 관심을 갖고 계시다면서요?


이호영 네.
회사에서 수업이 있어서 접하게 됐어요. 배운지 이제 한 달 정도 됐어요. 원래 캘리그래피 배우기 전에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이 많아서 알고는
있었어요. 캘리그래피는 취미활동과 동시에 선물용으로도 줄 수 있고 그 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아요. 그리고
주변에 공연하시는 분들이 많아 무대에 섰을 때 그 느낌을 다른 이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작곡도 살짝 쿵 배워 보고 있어요.





(이호영씨가
제공해주신 캘리그래피)



Y.N 인터뷰
맨 처음 말하셨던 것처럼 하고 싶은 게 참 많으신 것 같아요.(웃음)


이호영 네.
정말 많아요. 사실 그만큼 돈이 많이 들지만 저는
가치가 있는 곳에 돈을 쓰자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모든 느낌과 경험을 저장하고 싶어요. 사실 사람들이 제품을 사는 것을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제품을 통해서 느낄 경험을 산 거잖아요. 제가 하는 활동도 같은 맥락이죠. 뇌 속의 단백질을 채워가는 과정 이랄까.
하하하






Y.N 제가
오늘 매우 멋진 분을 만났네요.


이호영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야 말로 이 경험 잊지 못 할거에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제 입 근육이 오늘 춤을 추네요.



Y.N 재미
있으세요.(웃음) 끝으로 마지막 질문 하나 더 드릴게요. 호영씨 꿈은 무엇인가요?


이호영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지치지 않고 찾아나가는 거요. 엔도르핀과 카타르시스가 반응하는 그 무엇을 꼭 찾을 거에요.
다들 다 같이 자기 꿈 찾아가며 살아요!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본인 의지대로 자신의 삶을 그려나가는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커리어도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알고 못 하는 것 없이 다재다능한 끼를 갖추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정작 그는 그저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그의 시선을 두는
것 일 수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보고, 늘 새로운 것을 쳐다보고, 그것을 진중하게 즐기는 중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