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전력공사의 채용 공고가 떴지요.
제가 입사한지도 어느새 벌써 몇 해가 지난 거 같네요.
원래 아래 내용은 인턴으로 입사한 후배들을 위해 정직 채용 시 준비하라고 적어둔 거였어요.
공개 않고 있다가, 문득 예전 백수시절 취뽀에서 많이 배워간 기억이 떠올라 다른 분들께도 공유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형과정이 그때와 지금과 거의 같고, 면접때 영어가 추가된 정도가 약간씩 달라진 부분인거 같네요.
참고로 저는 대졸 전형으로 입사했고, 고졸 전형 또는 인턴 채용과는 과정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고졸 전형이 대졸전형에 비해선 약간 심플하게 진행합니다.

 

한국전력공사의 신입 채용 절차는 아래와 같이 진행합니다.


서류 > 적성검사 > 인성검사 > 실무역량면접 > 임원면접 > 신원조회/신체검사

 


○ 서류전형
서류는 기본적으로 토익 점수와 가산점이 되는 자격증이 있으셔야 유리합니다.
자소서도 물론 공들여 쓰시고요.
사실 서류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채 같은 거 떴을 때 괜히 댓글에다가 본인 스펙 써놓고 남에게,
‘이정도면 될까요?’ 하고 물어보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
물론 일반적인 수준의 커트라인을 참고할 순 있겠지만 꼭 그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평균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예외라는 것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괜히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지레 겁먹고, 자신의 가능성을 미리 남의 판단에 맡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서류 넣을 때는 처음 이력서를 호기 있게 날렸던 그때의 자신감으로,
내용은 이제까지 경험을 총 망라한 내공과 시간과 노력의 집약으로 준비하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적성검사/인성검사
벌써 오래전 일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적성검사의 최초문항은 이런 유형입니다.


ex 1)
1. 어제저녁에아빠가인형을사오셨다
2. 어제저녁에오빠가인형을사오셨다


같은 문장에 뭔가 미묘한 차이를 주고, 그 차이를 빠른 시간 안에 발견해내는 걸 묻습니다.


ex 2)
긴 문장 안에 ○●◇◆□○●◇○● 요런 특수문자를 많이 섞어놓고, 그중 ● <- 이러한 특수문자는 몇 번 반복하여 나왔는가


수리능력을 묻는 문제도 있어요.


ex) A라는 사람이 몇% 할인 쿠폰을 얼마에 샀는데, 그 쿠폰을 몇% 세일기간에 B라는 물건을 사는데 이용했다.
A가 B를 구입하는데 총 할인받은 퍼센티지는?


논리력을 묻는 문제도 있고요.


ex) A는 B와 나란히 앉아있다.
B와 C는 서로 옆에 있지 않다.
C와 A는 어쩌고저쩌고....하면서 ABC의 앉아있는 순서를 추리하는 유형


수능시험에서 언어영역 유형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도 있고요,
국어 단어에서 비슷하지만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른 단어를 여러 개 나열해놓고
그 중 가장 정확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휘가 무엇인지 묻는 문제도 있어요.


ex) 1. 조부   2. 백부   3. 숙부


참고로 어휘의 난이도는 높은 편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보단 공무원 국어시험에나 나올법한 생소한 어휘가 나와요.


공간 지각력을 묻는 문제도 물론 나옵니다.
어떤 도형을 제시하고, 그 도형을 펼쳤을 때 나타내는 평면도를 고르는 겁니다.
근데 그 도형이 단순한 삼각형, 사각형이 아니라 각도를 엄청 복잡하게 꼬아놓은 도형이 나옵니다.
이런 건 주로 남자애들이 잘 푸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공부하는 교재는 딱히 답이 없습니다.
참고로 시험 진행하시는 분께서, 우리가 푼 문제는 SK에서 푼 것과 같은 문제라고 하셨거든요.
같은 기관에서 사온 것인가 봅니다.


문제 유형은 다른 대기업에서 치르는 인적성 문제와 대동소이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권 대비 인적성 문제집을 풀어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서점에 보니 한전 입사만을 겨냥해서 내놓은 인적성 문제집도 봤어요.
전체적인 유형을 파악하는 덴 도움이 되지만 그 안에 있는 문제 다 푼다 해도 합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문제집 가격도 만만찮으므로 서점에서는 유형만 잽싸게 대충 훑어보시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어차피 한 우물만 파실 건 아니잖아요?
도서관에 가보시면 많은 인적성문제집이 있는데,
금융&대기업 쪽을 공략한 가능한 한 최근년도 발행 판을 찾아서
한편쯤 읽어보시면 유형이 대충 파악이 되기 때문에 시험장에 가서는 아무래도 덜 긴장이 될 겁니다.
물론 이건 저 같은 돈 없는 학생의 공부 방법이었고,
여유가 되신다면 몇 권 질러보시는 것도 우리나라 지적재산권 보호에 이바지하는 길이 될 겁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 인성과 적성검사가 동일한 날에 이루어졌습니다.
별거 아닌 거 같은 인성검사에서 탈락률이 30% 정도 된다고 해요.
사람마다 성장하는 동안 쌓아온 자존감 정도라든가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공부 같은 거 전혀 없이 그냥 수월하게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사람도 있거든요.
만약 후자 쪽에 속하신 분이라면, 물론 본인 판단에 맡기는 거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하시되 그렇다고 너무 솔직하게 하시진 마시고,
자신이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고, 안정적이며 건강한 사람이라는 어필을 줄 수 있는 문항을 선택하는 쪽으로 고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대신 어설프게 하면 컴퓨터 필터링에 얄짤 없이 걸리니까 잘 안되시는 분은 연습도 좀 하시고요.
이는 물론 자신을 김태희/장동건이나 슈퍼맨으로, 혹은 엄청난 엘리트로 설정하라는 게 아닙니다.
조직은 다양한 사람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성적 또는 외향적인 성격이 판가름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가끔씩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까, 정말 멍 때리게 만드는 문항도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불을 보면 매료된다”같은 문항.
찾아보니 이런 질문은 사이코패스를 알아내는 문항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문제를 만든 출자자가 더 사이코패스 같았어요.. --;

 

 
○ 면접전형


총 3번의 면접이 있었습니다.


1차 프레젠테이션
2차 토론면접
3차 임원면접


저의 경우 1,2차 면접(실무역량면접)은 동일한 날짜에 치렀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일단 팀마다 발표 주제를 달리하는데요,
각 팀은 대략 6명 내외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팀별 동일한 주제를 주되, 발표는 개인이 알아서 하는 겁니다.
컴퓨터실에 입장하면 그때 주제를 알려주고 자료 검색할 시간을 15분 정도 줍니다.
그리고 큰 전지 한 장을 줍니다. 거기에다가 마음껏 작성해서 발표할 때 들고 가시면
방 안에 예쁜 언니가 칠판에 걸어주십니다.
면접관은 3명 계셨고, 발표가 끝나면 주제에 관련된 간단한 질문을 하십니다.
말 그대로 상식으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질문을 하세요.
정확한 답이 목적이라기 보단, 지원자의 긴장을 풀어주고 평상시 태도를 보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토론면접의 경우도 팀별 주제를 달리하는데요, 마찬가지로 15분정도 예비 시간을 줍니다.
그동안에 팀끼리 해당 주제에 관해 찬/반을 나눠서 미리 마음준비를 하시고 토론에 임하시면 되겠습니다.
토론시간은 3~40분정도 주어집니다.
진행자는 설정하지 말고 토론하라 하셨고, 나머지는 자유토론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에 따라서는 입사지원자 중 스스로 진행자를 자처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솔직히 진행자가 되면 유리한 게 많거든요.
자신은 그룹에서 쏙 빠져나와 약간 관망하는 여유도 생기고요.
아무리 먹고살기 위해 하는 짓이라지만, 지원자 간에 룰은 지키고 서로 예의는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암튼, 면접관은 총 세분인가 네분인가 계셨던 것 같은데, 관람만 하시고 토론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으십니다.
물론 끝에 가서는 너무 말이 없는 지원자가 있으면 한 번씩 의견을 물어보긴 하셨어요.


토론 면접이란 게... 잘 아시겠지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능력과,
동시에 상대방을 배려하고 팀끼리의 팀워크를 평가하기위한 면접이거든요.
최종까지 살아남아 합격한 제 동기를 보니 말 많이 했다고 합격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말 적게 했다고 떨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원면접!
가장 힘든 면접인데요,
무엇보다 임원과 대면했을 때 그 중압감과 압박감이 다리를 후덜덜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물론 가끔씩 이 와는 정 반대로, 임원 앞에서도 잘 긴장하지도 않고 자신감이 과한 타입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알아서 긴장감도 스스로에게 좀 주고 지나친 자신감은 눌러야겠지요?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건데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최면을 거세요.
앞에 앉아 계신 분들은 자기가 지난번 목욕탕에서 본 배나온 아저씨들이다. 별것 아니야. 하면서 긴장을 풀어주세요.


입장은 5명이서 한조로 들어갑니다.
면접관은 세분이 계시고 각 면접관님마다 지원자에게 빠짐없이 질문을 한 번씩 하십니다.
그러니까 개개인별로 질문을 적어도 3개는 받게 됩니다.
질문 유형은 다양합니다.
10년 뒤의 자기 모습을 얘기해보라는, 면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인성을 물어보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자기소개서에 적힌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보시고 좀 압박을 가하는 질문을 물어보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흠결이 없도록 대비해야 하겠죠?

 


○ after...
이후 신원조회, 신체검사 과정도 있지만,
본인이 신체상 크게 결격사유가 없고 나쁜 짓 안했으면
사실상 임원면접의 등락 여부로 합격이 결정됩니다.


막상 쓰고 보니 별 대단한 내용도 아닌 거 같네요.
사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밝고 자신감 있는 표정과 열정이거든요.
근데 그게 말이 쉽지, 면접장에 가선 쉽게 발휘가 잘 안되니까 문제죠..
바로 그런 큰 그림을 바탕에 깔고,
이후 열심히 다양하게 공부하며 스펙을 쌓아보세요.
예를 들어 지원하는 기업에 관해 지난 6개월 치 분량의 기사나 자료를 수집해본다던가,
최근의 시사 쟁점에 관한 의견을 나름으로 정리해본다던가,
거울 앞에 서서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관찰해본다던가 등등..


사람마다 이제까지 취업 준비한 정도라든가 성향이 다양하고, 출발선도 각기 다르잖아요?
제가 적은 건 참고하시되,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도 읽어보시면서 본인에게 맞게 적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실패수기를 반드시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어요.
이 사람은 왜 실패했을까, 원인을 찾으셔서 자신이 나름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보신다면 마인드 트레이닝하기 좋으실 겁니다.
잘 준비하셔서 건승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