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하다가 이렇게 합격수기를 쓰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글 제목을 보고 "이사람 뭐야 한 번에 합격했다는거 자랑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이 글을 읽으시면 저 제목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아 그리고, 글이 본의아니게 좀 긴데 그래도 클릭하셨으면 읽어주세요~~ 열심히 썼어요:D

 

먼저, 가장 드리고 싶은 말씀은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온다" 와 "나에게 맞는 회사는 분명히 있다" 는 것입니다.

 

제 스펙을 말씀드리면

SKY/ 여/ 상경계열/ 3.75(4.3)/ 토익 930/ 토스 level 7/ 한 번의 인턴경험/ 미국 교환학생/ 한 번의 해외봉사

이렇습니다.

 

완벽한 스펙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취업을 준비하기 전에는 제가 서류에서 혹은 인적성으로 우수수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SKY니까 서류는 된다 혹은 왠만큼 있을거 다 있으니까 골라서 가겠네라는 이야기도 줄곧 듣곤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취업준비 해보니까 제 기대와는 달리 정말....많이 떨어졌습니다.

 

삼성화재 SSAT탈락/ 현대차 서류탈락/ GS칼텍스 서류탈락/ 대한생명 서류탈락/ 동부화재 서류탈락/ 하나은행 서류탈락/KT 서류탈락/

그리고 아직 결과를 모르는 SKT, 현대카드까지.

 

인적성을 볼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서류를 탈락하면서 멘붕이 심하게 왔습니다.

도대체 내가 어디가 얼마나 부족한 것인가. 내 자소서를 읽기나 하는 것인가.

몇 개의 서류를 떨어지면서 나중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많은 사람들의 자소서를 읽으면서 하나하나 그 회사와 관련된 모든 기사,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써야하는지

고민을 했고, 단 하나의 자소서를 쓰더라도 며칠 밤을 새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래도 날 서류에서 떨어뜨린다면 그건 그 회사가 손해인거라는 각오로 말이죠.

그렇게 한 자소서마다 며칠을 매달렸으니 자연스레 많은 회사를 지원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많은 회사를 쓴다고 하더라도 제가 그 회사에대해 잘 모르고 자소서에 단순히 복사 붙여넣기 한다면

그 회사에대한 예의도, 그 회사에 지원하는 제 자신에게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자소서 비중이 크다던 SKT, 일주일 동안 심혈을 기울여 썼던 현대카드, 그리고 최종합격한 기업은행까지 서류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이글을 읽고 계신 분들중에 서울 중상위권 이상 대학을 다니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자신의 스펙만 믿고 서류는 합격하겠지 이런생각은 이제 고리타분한 옛날옛적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왜 내 스펙인데 서류가 안됐지라고 한탄하지 말고, 자기가 정말 자소서에 최선을 다했는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떨어졌다? 그럼 그 회사가 인재를 못알아 본 겁니다.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류전형 이후로는 최종합격한 기업은행 채용절차에 맞추어 설명드리겠습니다.

 

1. 논술 및 인적성

대기업과는 달리 기업은행에서는 논술전형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비중도 논술60% 인적성40%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게 훨씬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소금물 문제 잘푼다고 은행일 잘하는 것 아니잖아요.

세부적으로 경제관련 주제와 일반 사회주제 논술문제 중 택1 / 경제관련 약술2개, 일반 사회문화 약술2개 중 택2 로

논술 약술문제가 이루어집니다.

전 상경계였기 때문에 논술문제를 경제관련문제로 서술하였고, 약술문제는 경제관련, 사회문화관련 각각 1개씩해서 풀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논술문제가

"최근에 ECB에서 LTRO를 이용하여 유동성을 늘렸고, 미국에서도 여러번에 걸친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늘렸다.

이런 유동성 증가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대책방안에 대해 논하시오." 였습니다.

전 우연히도 학교를 다니면서 포럼형식의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매주 이런 경제 시사에대해 두 시간이상씩 강연을 들었고

마침 이 주제에 대해서도 배운 적이 있어서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만약에 아직 재학생이라면 저처럼 포럼형식의 강연을 마지막학기에 듣는 것도 시사, 논술을 대비해서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이외에 한 두달 간의 주요 기사를 읽고 제 생각을 짧게나마 정리해 놓는 등의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서류 발표 후 논술까지 3일의 시간 정도 주어집니다. 이는 허수를 없애려는 기업은행만의 방침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미리 논술 대비하시거나 그럴 시간도 없다면 저처럼 포럼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약술은 다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썼던 것은 "스트레스 테스트란?" 과 "팩션(FACTION)이란?" 이었습니다.

금융권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서 한 번쯤 들어봤을거라 생각합니다. 전 교내 리스크 학회를 하면서 배웠던 개념이라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팩션은 전 처음들어보는 말이었지만, 문제에서 해를품은달을 예시로 주어졌고 왠지 FACT+FICTION일 것 같은 예감에 썼는데 맞았습니다. 좀 운이 좋은 편이었죠.

근데 꼭 약술문제 다 맞출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나를 잘 못 써도 통과한 사람 있었습니다.

 

인적성은 경제상식 문제가 30문제가 주어지는데 이는 SSAT책에 나오는 상식문제를 공부하거나 기업은행 인적성관련 책에서

개념을 읽어보고 가면 크게 무리 없이 풀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다 맞추긴 힘들겠지만 별로 큰 비중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적성 다른 문제는 기업은행 인적성 관련 책의 유형과 솔직히 많이 달랐습니다.

그거보고 연습했다가 문제유형이 많이 달라서 좀 당황했습니다.

 

2. 합숙면접

논술 및 인적성 결과가 발표나면 이제 합숙면접을 들어가게 됩니다. 1박 2일로 충주에 있는 기업은행 연수원에 가게 되는데, 이 전형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발표나고 바로 이틀 뒤에 합숙면접을 가게 되었습니다. ㅜㅜ즉 준비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기업은행 계신 선배에게 연락해서 물어보고, 빨리 스터디를 구해 이틀동안 연습은 해보았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합숙면접은 타 면접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한 조에 13-15명으로 구성되고, 과장급 평가위원 한 분, 계장급 심사위원 한 분 계십니다.

즉 과장님, 계장님 이 두 분만 한 조를 1박 2일 내내 동거동락하면서 평가하시는 겁니다.

 

합숙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성, 융화, 밝은 성격인 것 같습니다.

똑똑하지만 공격적인 사람들은 한명도 합격하지 못했고, 소극적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 평소 성격도 밝은 편이기는 했지만 최대한 적극적이게 참여하면서도 남들을 배려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자신을 드러내려고 조급해 할 필요 없습니다. 언젠가 기회는 꼭 옵니다.

그리고 기업은행에서는 그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자유 스피치라는 시간이 있거든요.

자신이 하고싶은말 아무거나 5분가량 질의응답없이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이는 재미있으면서도 참신하게 혹은 그동안 너무 가벼운 모습만 보여줬다면

조금은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안일 수 있습니다.

 

합숙면접에서는 저희 조 같은 경우에 14명 중에서 6명 합격하였습니다.(남자 4, 여자 2)

 

3. 임원면접

합숙면접까지 합격했다면 이제 거의다 왔습니다. 경쟁률이 2:1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자는 다릅니다.

공식적인 경쟁률이 1.6:1 이라면 남자는 1.2:1 정도, 여자는 2:1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결국, 반은 떨어지는 거입니다. 서류부터 몇 단계의 절차를 통과했는데 마지막에 떨어지는 거 정말 잔인하잖아요.

전 그래서 이 때부터는 사실 학교 수업을 살포시 놓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 지원 다 살포시 놓았습니다.

물론 올인하는 것 위험한 일이지만, 정말 가고싶은 곳이었고 마지막에 떨어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합숙면접 같은 조였던 사람들과 스터디를 구성하여 2-3일에 한 번씩 모여 모의 면접을 했습니다.

 

최종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와 질의응답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약 4-50초 가량의 자기소개는 한 사람의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오후 마지막 조였고, 그냥 무난하게 "나 은행 오고싶어요" 라는 자기소개는 아무런 임팩트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도전일 수 있겠지만 자기소개에 유머러스한 표현을 넣었고 심지어 짧지만 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웃음포인트를 두 개정도 넣고 자기소개를 하니 전무이사님께서 그 두 개의 포인트에서 모두 피식 웃으시더군요.

덕분에 관심을 끌 수 있었고, 이후로는 편안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임원면접 시 중요한 요소는 질의응답을 직접 만들어보며 연습하는 것입니다.

자소서에 쓰여있는 항목들에 대해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의 질문을 만들어 어떤 질문이 와도 융통성 있게 받아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저는 질문 및 답변만 워드로 7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시나리오 내에서 실제 임원면접 시 모든 질문이 나왔습니다.

임원분이 마지막에 한 마디 하시더군요

 "OO씨 학부 때 공부도 열심히 했고, 상품 아이디어도 좋네 국회에 보내도 되겠어.

  더 질문했다가는 또 다 야무지게 대답해버릴 것 같아서 이만 다음 지원자로 질문 넘어갈게요"

 

그 후, 일주일 뒤 기업은행에 최종 입행할 수 있었습니다.

 

전 이번 상반기 취업을 준비하면서 자신있게 학벌 덕, 스펙 덕을 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은 정말 매 전형마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 이것 하나입니다.

너무다 단순한 공식이지만 사실 자신이 무슨 회사에 지원하고 있는 지도, 많이 쓰면 어딘 가에는 되겠지 이런 생각을 갖고

임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부디 어느 곳에 지원하던 지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세요.

그럼 꼭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간에 모두 좋은 일만 있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